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이어 너무 놀라운 일이 연달아 발생하네요. 너무 의외의 반전인 듯 싶어요.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앞일은 누구도 모른다더니…"
9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 과정을 키져본 우리나라 시민들의 반응은 저마다 엇갈렸다. 앞으로 한반도의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위기가 대체적이었다.
'각자 도생의 시대'로 정리한 서울시의 한 공무원은 "한미는 과거 6·25 이후 동맹 아닌 혈맹으로 맺어진 게 사실이다. 어쨌거나 의존도가 컸는데 이런 관계를 빨리 재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FTA, 북핵, 사드배치 등 산적한 현안들을 다시 고민하고 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화문 인근에서 만난 박상진씨(36)는 종일 정보를 검색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박씨는 "전날에만도 우리와 향후 외교적으로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트럼프의 독주가 이어져 그에 대한 궁금함을 감출 수 없었다"고 전했다.
점심 시간대를 지나면서 시민들의 시선은 개표 상황을 전하는 TV모니터와 스마트폰에서 떠나지 못했다. 트럼트가 백악관으로 한층 더 접근하자 한 사무공간에서는 탄성도 터져나왔다.
자영업자 황춘식씨(51)는 '한국에는 재앙이 될 듯'이라고 짧게 언급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음담패설, 인종차별적 발언 등
그동안 거침없는 발언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일들이 전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황씨는 "트럼프가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리군대를 (한국에)보내고, 그곳에 들어가 그들을 방어할 태세를 갖춘다. 하지만 우리는 얻는 게 하나도 없는데, 이는 말도 안 되는 미친 일'이라고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했다. 우리사회의 정치나 국방이 어찌 대응할지 몰라도 큰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인터넷에서는 SNS, 언론 댓글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와 관련해 트럼프가 내놓은 공약을 둘러싸고 반응이 뜨거웠다.
아이디 Jin9는 '우리나라는 어쩌지(?) 그쪽 인맥도 없고. 진짜로 미군 철수하는 거 아닐까'란 글을 올렸고, seta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이 시작되면 이제 한국의 좋은 날도 얼마남지 않았다. 지금은 해운·조선·철강이 휘청거리고 있는데 나라 살릴 궁리가 시급하다' 등 의견들이 속속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