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최근 비선 실세로 각종 이권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차은택씨가 KT의 인사와 이권 사업에 개입됐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내년 3월 연임을 앞두고 있는 황창규 회장의 거취 여부도 덩달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현대차그룹과 함께 차 씨에게 광고 몰아주기 의혹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차 씨의 KT의 인적 고리가 광고 수주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광고업계에서는 신생 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가 KT 광고를 잇달아 따낸 것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불과 1년밖에 안된 신생 회사에 불구하고, 플레이그라운드가 KT 광고 외에 현대차그룹 광고 6건도 수주한 사실도 드러났다.
차 씨와 KT의 인적 고리가 광고 수주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실제 KT의 이동수 IMC마케팅부문 전무는 차 씨와 오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전무의 채용에 안종범 전 청와대정책조정수석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 전무는 차 씨가 몸담았던 광고제작사 영상인에서 1993년 1년간 함께 근무한 적이 있으며, 영상인의 당시 대표는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었다. 이 전무는 차 씨가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장에 오르기 두 달 전인 지난해 2월 KT에 브랜드지원센터장으로 입사한 뒤 같은해 11월 마케팅 부문을 총괄하는 IMC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밖에 KT는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 소유 회사 더블루K, 최씨의 딸 정유라씨 지원 의혹을 받는 한국마사회와의 관계도 주목받고 있다.
더블루K와 KT경제경영연구소는 지난 3월 스포츠 발전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을 논의한 바 있으며, 7월에는 KT와 한국마사회 간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KT는 비선 실세 의혹과 무관하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한 '주인 없는 회사'라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처럼 최순실·차은택 게이트 의혹에 KT가 휩싸이면서 황 회장의 연임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황 회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이라는 점에서 정부 쪽 입김이 약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KT 관계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김혹탁 대표는 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데다 정식 입찰 과정을 거쳤다"며 "이동수 전무 역시 30년 경력의 검증된 광고 전문가로서 인재 경영 방침에 따라 영입했다"고 관련 의혹들을 전면 부인했다.
한편 KT는 최순실 사태로 논란이 되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각각 11억원과 7억원 등 18억원을 출연한 바 있다. 이는 전체 기업 중 13번째로 많은 출연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