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관계자는 8일 “이달 회장단 회의는 개최하지 않는다"며 "이후 개최시기도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당초 전경련은 오는 10일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비공개로 회장단 회의를 개최키로 하고, 회원사 총수들의 참석 여부를 타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회장단 회의는 그동안 두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열려왔으며, 2년 전부터 개최 안건 등을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전경련이 마련한 ‘환골탈태’ 수준의 개혁안과 후임 회장 선임 등 굵직한 사안이 논의될 것으로 점쳐졌다.
여기에 검찰의 수사에 속도가 붙으며 기업 총수들까지 칼끝을 겨누자 기업들이 몸을 낮추고 숨을 죽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대 그룹의 고위임원은 “총수들이 전경련과 선을 그으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승철 상근부회장 등 전경련 임원들이 최 씨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고 전경련 회관이 압수수색까지 당한 상황에서 굳이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할 필요가 있겠냐는 얘기다.
그는 이어 “(전경련에 대한) 총수들의 마음이 떠난 상태”라며 “내년 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허창수 현 회장도 더 이상 회장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전경련은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 사회 각계각층에서 ‘정경 유착의 통로’, ‘정권의 모금 창구’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받으며 해체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회원사들은 전경련이 재계 보다는 청와대의 목소리만 대변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의 위상이 추락하면서 현재의 위기 극복을 위해 총수들의 중지를 모아야 할 ‘콘트롤 타워’는 사실상 실종됐다”면서 “특히 재계를 이끌어갈 카리스마 있는 리더가 없어 재계의 표류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