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기업 줄소환 임박, 재계 전전긍긍

2016-11-0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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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 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이를 지켜보는 대기업들은 행여나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미르·K스포츠재단 등에 출연금을 낸 기업들 상당수는 “우리도 피해자”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2일 검찰 및 재계에 따르면 검찰은 최 씨와 그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삼성전자의 지원 과정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만간 삼성측 관계자를 소환, 조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10월께 최씨 모녀가 소유한 스포츠 컨설팅 회사 ‘코레(Core) 스포츠’와 10개월짜리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명마의 구입·관리, 현지 승마 대회 참가 지원 등을 컨설팅 해주는 280만 유로(약 35억원)짜리 계약이었다. 이 중 10억원 이상이 그랑프리 대회 우승마인 '비타나V' 구입에 쓰였는데, 실제 독일에서 이 말을 타고 훈련을 한 사람은 정씨 한 명뿐이었다.

이에대해 삼성전자측은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면서도 "공개된 내용이 사실과 많이 다르다. 수사 결과 모든 게 투명하게 밝혀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측도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 회사는 최순실 씨가 인사 영향력을 행사했고 회사 경영진이 최 씨측과 만나 배드민턴팀 창단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롯데.SK그룹 임원들도 잇따라 불러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지난달 30일 소진세 롯데그룹 정책본부 사장과 이석환 상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데 이어 다음날에는 박영춘 SK그룹 전무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롯데그룹은 K스포츠재단이 재단 출연금 이외에 추가로 돈을 요구해 지난 5월 말 70억 원을 건냈다가 열흘 만에 되돌려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SK그룹은 최순실 씨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지시를 받아 SK에 돈을 요구했다고 폭로한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의 발언에 따라 관련 내용을 조사받았다.

최순실 씨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기업들의 명단이 차례로 공개되고 있는 가운데 출처가 불분명한 폭로도 이어지고 있어 기업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3남 김동선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장이 승마 국가대표로 활동했다는 점을 놓고 자연스레 최 씨와 연결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화그룹측은 “사실이 아닌 내용임에도 어떻게 해서든 이번 사태와 엮이고 있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한진그룹은 계열사인 한진해운 사태에 최순실 씨가 개입됐다는 의혹이, CJ그룹은 지난 8.15 광복절 특사를 받은 이재현 회장이 수감됐을 때 CJ그룹이 현 정부의 다양한 문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배경에 차은택 씨의 입김이나 지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GS그룹은 허창수 회장이 미르·K스포츠 재단 기금 출연을 주도한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회장이라는 점 때문에 역시 최 씨와 관계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에대해 이들 그룹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며 완강하게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및 실무 작업을 주도한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최근 검찰조사에서 “안종범 전 수석이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에 일정부분 역할을 했다”고 진술, 사실상 청와대의 압력에 의해 재계가 어쩔 수 없이 돈을 내놓은 것임을 시사했다.

대기업들은 기금을 출연했다는 원죄는 피해갈 수 없겠지만 검찰의 소환 요구시 관계자를 보내 사실관계를 바로 잡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사실상 권력의 압력에 따른 만큼 이번 사태의 실질적인 피해자라는 점을 국민들이 이해해 주길 바라고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대다수 기업들은 올해 사업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이를 조금이라도 만회하고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자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태"라며 "‘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빠른 시간내 마무리돼 기업 본연의 활동에 집중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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