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결정되는 사실상 마지막 '시내면세점 티켓'을 놓고 대기업 5개사의 막판 경쟁이 치열하다. 저마다 차별화를 내세운 청사진을 내세웠지만 지난해 제시한 공약도 지키지 않아 ‘공언(空言)’에 그친 기업이 적지 않다. 본지는 시내면세점 공약에 대한 ‘집중점검’ 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신세계면세점이 지난해 신규면세점 입찰 당시 약속한 중소·중견기업과 청년창업 지원 공약은 뒷전인 채 ‘한류 문화복합공간’ 사업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를 위해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10월 CJ E&M과 제휴, 명동 메사빌딩 10~11층(총 810평, 550석 규모)을 공연장으로 내줬다. CJ E&M은 총 28명으로 선발된 공연형 아이돌 소년24의 공연기획과 실제 공연장 운영을 전담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공연장만 빌려줄 뿐,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한류 문화사업 공약을 이행하고 있다고 보기 힘든 구조다.
특히 소년24 멤버들은 해외에 널리 알려진 한류스타가 아닌 발굴된 신예스타로, 관람객들의 절반 이상이 ‘국내 팬덤’을 형성한 내국인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마저도 신세계면세점의 프로모션을 통한 유입이 아니라, 티켓 예매 사이트(인터파크)를 통해 직접 콘서트를 찾고 있어 면세점 매출에도 기여하고 있는지 불분명하다.
공연 회당(주 6회 공연) 수용 인원도 550명에 불과해, 1년 운영 시 약 1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 모객 효과가 있을 것이란 신세계면세점의 추산에도 의구심이 든다.
더 큰 문제는 신세계면세점이 지난해 입찰에서 약속한 중소·중견기업의 우수한 국산품의 수출을 돕는 ‘국산의 힘 센터’ 개관은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란 것. 당초 신세계면세점은 소년24 공연장이 있는 메사빌딩에 △중소기업 상품 전시장(3층) △문화재청 지정 ‘명인명장 전용관’(4~5층)을 만들어 국산의 힘 센터로 꾸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청년창업 지원을 위해 메사빌딩 6~7층을 할애하겠다던 ‘신세계 드림 팩토리’ 프로젝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세계면세점은 드림 팩토리를 통해, 패션과 디자인 분야에서 청년창업을 준비중인 인재들에게 창업 업무공간과 판로를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디자이너와 바이어 등 전문가 집단이 멘토링은 물론 브랜드 인큐베이팅·컨설팅을 비롯해 청년들의 창업-판로 개척까지 돕겠다고 공언했지만, 명동점 개점 후 1년째 ‘빈말’에 그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소년24 개관을 시작으로 기존의 공약 사항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도 “다만 국산의 힘 센터와 신세계 드림 팩토리는 메사빌딩 리모델링 시간과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해를 넘겨 내년 상반기 본격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세계면세점은 오는 12월로 예정된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입찰에 서울 반포동 ‘센트럴시티’로 출사표를 던졌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맡고 있는 신세계면세점이 추가로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획득하면, 정 사장의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구상하는 ‘스타필드(경기 하남)’-‘코엑스몰(서울 삼성동)’-’센트럴시티(서울 반포동)’의 ‘유통 강남벨트’가 완성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