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부유층과 중산층 이하 계층간 양극화 인식 확대로 중산층 80%가 스스로 하위층이라고 생각하면서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가계 임금상승률은 전년대비 2012년 8%에서 2014년 2.8%로 둔화됐다. 같은 기간 자산증가율 역시 2013년 13.5%에서 지난 2.1%로 크게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정의한 중산층과 사회적으로 인식되는 중산층 간 괴리도 큰 편이다. OECD는 가구 중위소득 기준으로 50%~150% 사람들을 중산층으로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10가구가 있다면 소득별로 순위를 매겨서 5번째에 해당하는 가구의 소득이 중위소득이다. 그리고 그 소득에서 50%~150%에 해당하는 가구가 중산층이라는 의미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현재 저성장·저금리 장기화가 중산층 경제에 대한 신뢰도를 저하시킬 수 있어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OECD는 “한국은 65세 이상 빈곤율(49.6%, 2013년)은 34개 OECD 국가 중 1위다. 노인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복지개혁이 불평등 해소에 우선 과제”라며 “또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46%로 OECD 평균 65%를 하회하고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보험료율을 높이고 납부자 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올해 상반기에 내놓은 가계부채 대책도 중산층이 얇아진 원인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 상반기에 정부가 내놓은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와 비거치 분할상환을 중산층이 감당할 수 있는지 검토하지 않았다며 정부 정면으로 지적했다.
예정처는 “국내 주택가격은 연 소득보다 5배 이상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정부는 서민들이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조건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중산층 붕괴가 현실화되면서 경제 축이 흔들리고 있다.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자 대선 후보들이 앞다퉈 중산층 복구를 위한 공약에 열을 올리고 있다.
퓨리서치 센터가 발표한 ‘미국 대도시에서 중산층의 붕괴’ 보고서에 따르면 2000∼2014년 미국 229개 대도시 가운데 203곳에서 중산층이 무너졌다. 이 가운데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등 ‘빅 3’은 중산층 붕괴 현상이 더 빠르게 진행됐다.
퓨리서치 센터는 중산층 기준으로 연간 총소득 중간값 67%∼200%를 벌어들이는 가계로 정의했다. 2014년 기준으로 중산층 소득범주는 4만2000∼12만5000 달러(한화 4900만∼1억4500만원)이다. 4만2000달러 미만이면 저소득층, 12만2000달러 초과면 고소득층인 셈이다.
퓨리서치 센터는 “미국 대도시에서 중산층이 허물어진 것은 무엇보다도 제조업 불황으로 일자리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지난 14년간 대도시 노동자 50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