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두테르테 '결별 발언' 설명 필요...동맹 변화 없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2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필리핀-중국 경제 포럼'에서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미국과의 결별' 발언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ABC 등 외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두테르테 대통령이 어떤 뜻으로 그런 발언을 한 건지 설명이 필요하다"며 "미국과 필리핀은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고 서로에 대한 책임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커비 대변인은 또 "이번 주말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필리핀을 찾아 정부 인사들과 대화할 예정"이라며 "두테르테 대통령이 미국을 비판하더라도 70년간 쌓은 양국 관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필리핀 교민 간담회에서 "이제 미국과 작별을 고할 시간이며 다시는 미국의 간섭이나 미국과의 군사 훈련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필리핀 22호 태풍 '하이마' 주의보..."최소 4명 사망"
• '취임 100일' 두테르테 지지율 76%...범죄 소탕 긍정 평가

또 필리핀-중국 경제포럼에서는 '미국에서 분리'를 선언하면서 미·중 사이에서 중국을 선택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를 두고 "지금은 봄날"이라고 표시하는 등 친(親)중 성향을 그대로 드러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당시부터 중국에 대한 호감을 보이면서 중국과의 무력충돌이나 군비경쟁을 피하겠다고 밝혀왔다. 전임 베그니노 아키노 정부에서 미국 같은 동맹국과 다자 대응을 통해 남중국해 스카보러 섬을 둘러싼 영토 분쟁에 적극 대처했던 모습과는 정반대 행보다.

최근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해 독설을 퍼붓는가 하면 양국 군사작전 중단, 미국 원조 거부 등 미국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