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위키리스크가 현지시간 15일 힐러리 클린턴의 과거 월가 고액 강연 전문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2013년 세 차례의 골드만삭스 강연이 포함되었으며 이번 폭로 역시 클린턴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인 존 포데스타의 이메일 계정 해킹을 통해 가능했다.
글렌 캐플린 클린턴 캠프 대변인은 15일 “도널드 트럼프가 워터게이트를 상기시키는 범죄 방식으로 러시아 정부가 미국의 선거에 영향력을 미치도록 도모하고 있다“며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해 캠프의 사문서를 빼가려는 시도들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CNN은 이번에 공개된 이메일에서 클린턴의 발언이나 태도는 대선주자로서의 모습과 전반적으로 일치했다고 풀이했다. 클린턴 참모진들은 이번에 공개된 2013년 강연에서 클린턴이 금융업 규제의 필요성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JS) 등은 클린턴이 앞서 폭로됐던 이메일에서와 마찬가지로 클린턴이 자유무역의 중요성, 금융규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 등이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클린턴은 2013년 강연에서 월가의 부패를 막을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것이 “정치적 이유”에서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 이유에서 무언가를 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만약 여러분(골드만삭스 직원)이 국회의원이고 여러분의 선거구에서 일자리가 사라지고 기업들이 문들 닫고 언론들이 그 모든 것이 월가의 책임이라고 말한다면 가만히 앉아 지켜보고 있을 수만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클린턴은 “이곳 월가에서의 일어나는 일이 어떻게 그토록 큰 여파를 미칠 수 있는지에 관한 이해가 따라야한다”며 “그러므로 월가의 역할을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거래와 규제 등을 더 숙고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클린턴은 대선 캠페인에서 자유무역협정이 미국의 노동자들을 충분히 지켜주지 못한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지만 2013년 당시만 해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훨씬 더 긍정적인 시각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개된 이메일에 따르면 클린턴은 2013년 예산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정상회담 참석이 취소됐다며 이 때문에 이 지역에서 교역의 확대를 도모할 수 있는 TPP 등과 같은 협정 등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됐다고 말했다.
클린턴이 대선 캠페인에서 보여주는 모습과는 다르게 월가를 옹호하는 모습이 확인되면서 경선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지지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샌더스 지지자들이 도널드 트럼프에 표를 던질 가능성을 낮지만 민주당 전략가들은 11월 9일 대선에서 젊은층과 진보층의 실망감이 낮은 투표율로 반영될 경우 잠재적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