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아시아 국가들이 이란산 원유 구매를 확대하고 있다. 에너지 산업에서 이란과 아시아의 깊은 관계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중국, 인도, 일본, 한국은 아시아 최대 원유 수요국으로 올해 이란산 원유 수입을 대폭 늘렸다.
이 같은 상황은 이란의 높은 아시아 의존도를 보여준다. 아시아는 미국 주도의 이란 제재 기간에도 이란산 원유를 수입했다. 아시아의 원유 수요가 확대되면서 아시아는 이란의 원유 증산과 시장 점유율 확대에 핵심 동력이다.
홍콩 주재 메디 파케리 이란 총영사는 중국이 지제 기간에도 이란의 원유 수입을 끊지 않았다며 “중국은 지난 5년간 이란과 함께 했다. 중국인들이 이란 시장을 좌지우지한다”고 말했다.
급속 성장하는 신흥국이 대거 포진한 아시아는 1월 이란의 핵협상에 따른 제재 철회 이후 이란의 원유 수출분 중 70%를 흡수했다. 이란은 8월에 일일 약 360만 배럴을 생산했고 이제 제재 전 수준인 일일 400배럴까지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란석유공사에 따르면 인도의 경우 8월에 이란산 원유 수입량이 57만6000배럴로 전년 대비 3배나 급증했다. 중국은 74만9000배럴로 전년비 48% 늘었다. 일본의 수입 역시 동기간 45% 늘었고 한국 역시 수입이 2배 이상 뛰었다.
이 같은 급증세의 이유는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경쟁국과 비교해 할인된 가격에 원유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JBC 에너지의 유진 린델 애널리스트는 올해 아시아에서 이란산 원유 가격은 사우디산 원유 대비 배럴당 평균 25센트 낮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이유는 아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원유 시장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올해 원유 총수입량은 14% 증가할 것을 보인다. 미국에 비해 두 배나 빠른 속도다. 또한 아시아의 정유회사들은 이란산 원유를 쉽게 정제하도록 조정되어왔다.
유럽 국가들 역시 올해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일일 50만 배럴 이상까지 크게 늘렸으나 여전히 이란과 달러 거래를 금지하는 제재의 영향을 받아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 반면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이란의 제재 철회 직후 이란을 방문해 교역 증대를 논의했다.
이란석유공사의 모센 감사리 이사는 9월 한 에너지 관련 회의에서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의 원유 수요는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의 최대 동력이며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