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로 한국에 예치된 자금이 동결돼 수십억원의 손해를 봤다며 우리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이란 멜라트은행이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17-3민사부는 지난 9일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이 우리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예금 반환 및 손해배상 소송'에서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국제 제재에 따른 정상적인 자금 동결이고, 동결 기간에 이자는 정상 지급했다는 점에서 손해배상을 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멜라트은행은 동결된 자금으로 금융자산을 운용할 기회를 잃었다며, 우리은행이 연 6%의 추가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이다. 멜라트은행의 주장대로라면 우리은행이 현재까지 지급해야 하는 이자는 약 70억원이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는 원고인 멜라트은행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우리은행의 손을 들어 줬다. 이후 멜라트은행은 항소를 진행했고 이번에 관련 사건이 다시 기각됐다.
멜라트은행 측은 법리적 검토를 거쳐 상고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민사 재판은 판결문 송달일로부터 2주 이내에 항소·상고하지 않으면 판결이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