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보유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대표적인 지표가 바로 낮은 여성 고용률이다. 15세 이상 인구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여성의 고용률은 2000년 47.0%에서 2015년 49.9%로 2.9%p 증가했다. 같은 기간에 남성 고용률은 0.4%p 증가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2015년의 남성 고용률 71.1%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은 물론 스웨덴의 여성 고용률 65.5%에도 한참 못 미친다.
그렇다고 2000년 이후 지금까지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여성 고용의 증가에 따라 남녀 고용률 격차가 소폭이나마 감소했다. 대졸 이상 고학력 여성의 고용률도 2000년 58.4%에서 2015년 62.7%로 올라갔다.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젊은 여성들의 고용률은 크게 상승했다. 여성의 임금근로자 비중, 정규직 비중, 관리직 비중도 증가했다. 남녀 임금격차도 감소 추세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여성 고용은 아직 한계가 많다. 예를 들어 남녀 고용률 격차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큰 수준이다. 대졸이상 고학력 여성의 고용률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출산과 육아 등에 따른 여성의 경력단절은 2000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형편이다. 여성의 관리직 비중은 전체의 11.0%로서 OECD 최저수준이며, 여성의 비정규직 비중은 남성에 비해 14%p가량 높다. 남녀 임금격차는 2014년 남자 중간 값의 36.7%로서 OECD 회원국 중 가장 큰 편에 속한다.
여성이 일자리를 갖게 되면 남성의 일자리가 없어지지 않을까? 그런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우리나라의 여성 고용률이 증가함에 따라 남성 고용률도 완만하게나마 증가해 왔다. 나라 전체적으로 일자리가 증가하면서 남성과 여성 모두 고용률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OECD도 지난 2012년 보고서에서 한국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남성 수준으로 올라가면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1%p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지금 2%대에 고착화되어 있는 성장률을 3%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이 바로 여성 고용률 증가라는 것이다.
나라경제 전반에 걸친 긍정적 효과를 감안한다면, 기업들이 여성 고용을 늘릴 경우에 받을 수 있는 경제적·제도적 인센티브를 지금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 일ㆍ가정 양립을 지원하고, ‘보이지 않는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경력단절은 감소하고 여성 고용률은 올라갈 것이다. 그래야 나라경제 전체가 활력이 넘치고, 성장률이 2%대에서 3%대로 올라가고,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의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