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인도중앙은행(RBI)이 현지시간 4일 깜짝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RBI는 글로벌 경기 냉각을 금리 인하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우르지트 파텔 신임 RBI 총재가 처음으로 주재한 정례회의에서 RBI는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0.25% 포인트 낮춘 6.25%로 제시했다.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금리동결을 예상했었다.
또한 몬순 영향으로 농작물 수확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해 식료품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인플레이션이 통제되는 만큼 금리를 인하할 여건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파텔 총재는 4일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식품 재고 관리 및 철도 투자를 포함한 인도 정부의 개혁 정책이 앞으로 2년간 공급 압박을 완화해 인플레 압력을 줄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플레 통제를 강조하던 라구람 라잔 전 RBI 총재에 금리 인하를 요구해온 인도 산업계는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을 반겼다. 인도산업연합의 찬드라지트 바네르지 이사는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중에서 RBI가 경제 성장의 손을 들어주었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RBI가 식료품 물가 안정을 제대로 확인하기도 전에 금리를 내리는 “도박을 했다”고 평가했다. 8월 인도의 소비자물가는 5%를 소폭 넘으며 7월 대비 하락했지만 인플레가 이제 막 통제되기 시작한 상황에서 금리를 낮춰 수요를 부추길 경우 RBI가 목표로 하는 4% 물가상승률은 달성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아시아 3대 경제국인 인도는 올해 상반기에 7.5% 성장률을 구가하며 급속 성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모디 총리의 개혁 기대감에 외국인 투자금이 쏟아지는 등 경제적 하방 압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실란 샤 이코노미스트는 RBI의 이번 결정은 “인플레 목표를 포기하고서라도 성장률을 뒷받침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풀이했다. 이어 그는 파텔 총재가 라잔 전 총재에 비해 인플레에 대해 훨씬 “수용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며 “앞으로 몇 달 간 더 완화적인 스탠스를 확인할 수 있겠지만 급격한 금리인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