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죄송합니다" "이 부분은 제가 잘모르겠습니다"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된 2016년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 4일 증인으로 출석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낮은 자세로 성실하게 답변에 임하는 이른바 '국감의 정석'을 선뵈며, 의원들의 수많은 질타를 무탈히 넘겼다.
비장한 표정으로 국감에 임한 조 회장은 연휴 동안 국감 준비를 많이한 듯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여유를 찾아갔다. 실제 조 회장은 법무법인 김앤장과 자문계약을 하고, 국감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 법정관리와 물류 대란 사태에 대해 국민과 선원들, 여기 계신 모든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가장 먼저하는 등 겸손한 자세를 일관했다.
이후 여러 질문에서도 정부나 채권단의 탓을 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지만, 채권단 설득에 실패해서 법정관리에 들어섰다'는 논조로 입장을 피력했다.
또 긴 질문에는 틈틈이 메모를 하는 등 전반적으로 천천히 또박또박 답변을 이어갔다.
하지만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 이야기와 싸이버스카이, 유니컨버스 등 자회사 관련 질문, 현대상선과 비교 질문 등에는 즉답을 피했다.
이날 조 회장은 3시간 여 동안 진행된 국감 내내 증언대 앞에 서서, 물 한모금 마시지 않으며 대부분의 질문에 침착하게 답변하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
앞으로 한진해운을 살릴 수 있을지 전망에 대해서는 법정관리 중이기 때문에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해상에 40척 이상 배가 떠있는데, 이달 말까지 해결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선원들에 대한 미안함도 표시했다.
조 회장의 이날 국감 답변 키워드는 '최선을 다했지만,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해운업을 살려야 한다'로 요약된다.
국내 1위, 세계 7위의 해양 선사인 한진해운은 지난 5월 4일부터 자율협약을 진행했고, 약 4개월간 채권단과 기업의 회생을 놓고 협약을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끝내 지난 8월 31일 법정관리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