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의 구민 여론이 들끓고 있다. 'X-밴드 레이더'가 관내 자리한 기상청에 갖춰진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데 따른다. 주민 1000여 명이 이달 28일 오전 11시부터 기상청 앞에서 항의집회를 갖는 등 집단행동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27일 동작구(구청장 이창우) 등에 따르면, X-밴드 레이더는 저층(고도 1㎞) 위험기상을 감지키 위해 기상청 측이 설치하는 관측장치다. 중요한 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레이더와 동일한 주파수 대역을 사용, 전자파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해당 지자체와 지역주민 의견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설치 장소를 확정시켰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니 설치 이후 전자파 가동 측정을 벌이겠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기상청은 당초 안산(황금산)에 설치를 검토하다 현 장소로 위치를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구민 A씨(35·신대방1동)씨는 "이제 6살이 막 넘은 자녀를 키우는데 유해시설 도입 소식에 크게 놀랐다"면서 "화도나고 억울하지만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합심해 막아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칙적으로 기상청이 주거밀집지역에 위치한 만큼 레이더 설치 대상지로 적합치 않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실제 기상청 주변으로 들어선 아파트와 주상복합은 5000세대가 넘는다. 또 반경 200m 안에 초등학교, 중·고교가 모두 위치했다.
동작구도 주민들과 뜻을 함께할 방침이다. 직접 구청장이 나서 조속한 사태해결 차원에서 주민들과 관련 국회의원과 및 기상청장 등을 만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창우 구청장은 "쾌적한 주거환경은 양보할 수 없는 주민들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라며 "주민을 대표하는 구청장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한 사람도 기본권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