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 먹을거리조차 풍족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시골마을의 한 소년은 거리에서 혹여라도 자동차를 보기라도하면 한없이 즐거워했다. 이 소년은 훗날 대한민국 자동차 정비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이로 첫 손에 꼽히게 됐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장성택 BMW그룹코리아 드라이빙센터장(상무)이다.
그는 기능장·기술사·기능한국인 그리고 수입차 업계 최초 대한민국 명장이라는 타이틀까지 자동차 기술 분야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영예를 거머쥐었다.
'수입차업계 대한민국 자동차 명장 1호'. 장 센터장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그는 수입차 업계에선 최초이자 유일한 대한민국 명장이다.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분야의 대한민국 명장은 모두 13명에 불과하다.
장 센터장은 좋아하던 일을 꾸준히 하다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동차 기술 분야에서 최고가 됐다고 했다.
그는 "남자라면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나도 어렸을때 자동차를 상당히 좋아했다"며 "그렇게 좋아하는 일을 30년 넘게 꾸준히 하다보니 여러 수식어가 붙게됐다"며 환하게 미소지었다.
이어 "대한민국 명장 선정 이후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앞으로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부담도 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의 명성은 결코 허투루 얻은게 아니다. 수십년 한눈팔지 않고 '기술'에만 매진하며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해 온 결과다. 오로지 '자동차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 때론 기름쟁이라는 얘기도 들었고 자동차 한 대를 고치기 위해 수십번의 실패와 시행착오도 겪었다.
그는 후배들만큼은 자신과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길 바라고 있다. 이런 이유로 그가 꿈꾸고 있는게 있다. 훗날 '장성택 자동차 아카데미'를 만드는 것이다.
장 센터장은 "나는 혼자서 모든 환경을 극복하고 힘든 길을 걸어왔지만 지금은 예전보다 훨씬 나은 환경에서 조금 더 빠른 속도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9% 잘한 것보다 1%의 실패를 교훈 삼아야 한다"며 "새로운 형태의 교육 아카데미를 만들어 국내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는 등 수제자를 양성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 새로운 자동차 문화를 꿈꾼다
장 센터장은 인천 영종도의 명소가 된 BMW그룹코리아 드라이빙센터를 이끌고 있다. 드라이빙센터는 인천국제공항에서 10분 거리, 서울 강북지역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있다. 접근성이 좋다보니 국내 고객은 물론 해외 고객들까지 줄이어 방문하고 있다. 지난 2014년 8월 개장 이후 2년여 만에 방문객 수가 32만명을 넘어섰다. 드라이빙 체험 고객수도 5만명에 달한다.
BMW그룹이 독일, 미국에 이어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건립한 드라이빙센터는 축구장 33개 크기인 24만㎡ 규모의 자동차 문화 전시 및 체험 공간이자 친환경 체육공원이다. 오는 2020년까지 총 770여억원이 투입되는 이 곳은 한국에 없던 자동차는 물론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트랙 이외에 가족 단위로 자동차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센터도 따로 운영하고 있다. BMW 그룹의 모든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드라이빙 갤러리'와 BMW 그룹의 역사와 전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헤리티지 갤러리' 등은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사로잡는 공간이다.
장 센터장은 "한 고객은 여기서 여자친구에게 프로포즈를 했고 결혼식까지 치렀다"며 "BMW가 '비 마이 와이프(Be My Wife)'의 역할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 곳을 경험한 고객들의 프로그램 만족도는 95%, 전체 방문객 만족도는 91%에 달한다. 이로 인해 드라이빙 센터는 BMW 브랜드 이미지와 실질적인 구매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때문에 BMW그룹 독일 본사는 물론 다른 국가에서도 이 곳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많은 문의가 올 정도.
장 센터장은 "자동차를 사랑하는 이들이 더욱 많이 자동차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새로운 자동차 복합 문화공간으로서 자리잡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랙 전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조이워크)도 그 일환이다. 고객들이 타사 브랜드를 보유했더라도 트랙을 주행할 수 있게끔 문호를 개방하는 신규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다.
장 센터장은 "이곳을 다녀간 고객들을 분석한 결과, BMW, 미니 고객들은 25%, 타사 브랜드가 75%였다"며 "이들 고객 역시 자기 차로 직접 트랙을 돌며 주행을 즐기고 싶은 니즈가 있어 좀 더 폭넓은 셀프카 트레이닝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