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신흥국 시장으로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 증시가 약진하고 있다.
인도 증시의 벤치마크 지수인 S&P BSE 센섹스지수는 올해 8.3% 오르면서 2015년 1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까지 5% 가량 앞두고 있다. 브라질이나 러시아 증시도 올해 오름세지만 이들은 약세장에서 이제 막 벗어나는 중이다.
인도 증시의 인기는 최근 IPO 흥행으로 증명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주 인도 보험회사인 ICICI 프루덴셜 생명보험의 IPO 규모는 9억 달러로 인도에서 6년래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주식 청약에는 10배의 자금이 몰렸다.
해외 투자자들은 인도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올해 인도 증시로 흘러간 해외 자금은 70억 달러에 이른다. 작년 같은 시기 40억 달러에 비해 대폭 늘어난 수치다.
해외 투자가 몰리면 추후에 투자자들이 일제히 빠져나갈 경우 시장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연준이 금리를 연속 인상할 경우 자금이 갑자기 유출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다수의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상반기 7.5%라는 강력한 성장률을 기록한 인도 경제에 대해 낙관하면서 향후 해외 투자자들이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더라도 인도는 무사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나렌드라 모디의 경제 정책인 모디노믹스를 낙관의 근거로 든다.
인도 인플레이션은 안정되고 있으며 유가 하락 덕에 무역 적자도 축소됐다. 루피화는 달러 대비 비교적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 몬순 덕에 농업 생산성도 향상되면서 농촌 지역의 소비자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계획했던 대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인도 국회는 복잡한 각종 연방 및 주 세금을 단일 상품서비스세로 통합시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또한 새로운 파산법을 제정해 부실기업 청산이 용이해지도록 했다.
인도는 여타 신흥국과 차별점도 있다. 경제에서 내수 비중이 높아 대외 역풍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 소비자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차, TV, 휴대폰을 계속해서 새로 구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기대를 바탕으로 인도의 소비자제품 제조업체, 자동차 제조사, 은행, 시멘트 기업들의 주가는 올해 모두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중 일부는 최근 몇 개월간 60%나 치솟기도 했다. 반면 브라질과 러시아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경제가 휘청거렸고 세계 무역 둔화로 중국 수출은 타격을 입었다.
인도 소재 JP모간의 바랏 아이어 주식 리서치 헤드는 “인도는 포트폴리오에서 안정적으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다른 것은 바꿔도 인도 투자는 그대로 둘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가지 문제는 인도 주식이 과대평가됐을 가능성이다. 센섹스 지수의 미래 수익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은 18.5배로 장기 평균치인 15.5배보다 훨씬 높아졌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수익 증가가 높은 밸류에이션의 근거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 JP모간은 우량주 중심의 니프티 50지수 기업들의 순익이 내년 3월 31일로 끝나는 회계연도에 8~10% 가량 증가하고 2018년에는 15%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