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첫번째 텔레비전 토론을 앞두고 미국 주식시장이 떨고 있다. 미국 금융가는 소수의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를 제외하고는 트럼프의 승리를 바라고 있지 않으며, 그가 이번 토론에서 선전할 경우 주식시장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미국 현지언론들은 2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식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호재도 악재도 아닌 불확실성이라는 말이 있는데, 트럼프는 불확실성 그 자체다"라고 CNN 은 지적했다.
만약 이번 토론회에서 트럼프가 선전할 경우에 시장의 우려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만약에 트럼프가 강세를 보이고, 클린턴이 약한 모습을 보인다면, 시장은 또다른 침체기에 접어들 수 있다"고 디시전 이코노믹스의 미국 경제학자인 케리 리헤이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마치 브렉시트 선거를 앞둔 상황처럼 주식시장이 우왕좌왕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를 앞두고 잔류와 탈퇴가 팽팽하게 맞붙는 상황에서 전세계 주식시장은 작은 뉴스에도 크게 흔들렸다. 전문가들은 11월 미국 대선까지 똑같은 상황이 미국 증시에서도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주 미국 은행인 웰스파고는 새로 발표한 보고서에서 클린턴이 대통령이 될 확률은 50%이며, 이같은 우세는 투자자들에게 '중립적' 혹은 '조금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며, 반면 트럼프의 승리는 경제에 '부정적' 혹은 '조금 부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UBS 역시 지난 8월 보고서에서 "시장은 클린턴 행정부가 들어설 때 좀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측은 대대적인 세금 감면과, 규제완화 등 기업들이 선호할 만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보호무역과 이민제한 등으로 미국 무역체계를 흔들 수 있으며, 선심성 공약으로 미국의 재정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미국과 나머지 국가들 간의 무역전쟁, 더 나아가서는 경제제침체도 불러올 수 있다고 보고있다. 더군다가 트럼프의 튀는 발언과 오락가락하는 공약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도이체방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워런 파이낸셜 서비스의 대표인 랜디 워런은 "만약 이번 토론에서 클린턴이 승리한다면 나머지 두 토론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시장은 다시 예전과 비슷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만약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역시 나머지 두 토론은 관심 밖으로 밀려날 것이고, 모두 공황상태에 빠질 것이다"라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