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이 우여곡절 끝에 28일부터 시행된다. 청탁이나 접대 등 관행이라는 명목으로 묵인해왔던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를 근절시키기 위해 지난 2011년 6월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 위원장이 처음 제안한지 5년 3개월만이다.
청탁금지법 시행을 이틀 앞둔 26일 성영훈 위원장은 본지와의 서면인터뷰에서 “친분이 있는 사람의 청탁도 거절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기 때문에 우리 사회 곳곳에서 학연, 지연, 혈연 등을 기반으로 반복되던 청탁문제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 위원장의 기대처럼 청탁금지법은 우리 사회의 투명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는 측면에서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돼있다. 하지만 직무수행이나 사교·의례 또는 부조의 목적 등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가액기준 상한을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 10만원으로 정한 일명 ‘3·5·10’ 기준을 두고 적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침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그는 청탁금지법 적용대상에 언론인과 교직원이 포함된 것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교육과 언론은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연결돼있는 만큼 국가나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며 “부패를 없애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직부문 뿐만 아니라 민간부문에서도 직무수행의 청렴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공직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부정부패를 불식시킬 수 있는 기틀은 마련됐다. 하지만 시행 초기 어느 정도의 혼란도 예상된다. 성 위원장은 “부정부패 없는 깨끗한 사회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바람과 기대감이 반영돼 제정된 법인만큼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혼란은 충분히 극복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그는 청탁금지법이 광범위하고 모호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청탁금지법 관련 직종별 매뉴얼과 사례집, 청탁방지담당관 등을 통해 지속적인 지원을 해나갈 것”이라며 “권익위는 청탁금지법이 안정적으로 정착돼 우리 사회를 아우르는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