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야기]<40>혜화문의 수호신 봉황

2016-09-2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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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서울은 동서남북 4개의 큰 문이 성곽을 둘러싸며 마을을 지키고 있다. 각기 문에는 따로 이름이 붙어 도성의 입구 역할을 한다. 서울도성의 각 관문 천장에는 용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북대문과 동대문 사이에 위치한 혜화문에는 용이 아닌 봉황이 그려졌다. 봉황은 상상의 새로 기린‧거북‧용과 함께 네 가지 영험한 존재로 여겨졌다. 수컷을 봉(鳳), 암컷을 황(凰)이라고 하며 지조가 있고 품위를 지키는 새로 알려졌다.

사실 혜화문에 봉황이 그려진 이유는 새들을 쫓기 위함이다. 혜화문의 인근은 산림지대인지라 온갖 새들이 살고 있었다. 혜화문 인근 많은 새들의 지저귐은 소음을 유발했고 가끔 도성안으로 때지어 날아와 피해도 컸다. 그래서 사람들은 새들이 성안으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많은 고민을 했다. 결국 조류의 왕인 봉황을 혜화문에 그려 새들을 경계한 것이다.

하지만 혜화문을 바라보며 살았던 서민들은 봉황을 조금 다른 의미로 여기고 있었다. 혜화문 일대는 빈민들의 힘겨운 삶의 공간이 많았다. 이곳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실향민들이 모여든 곳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이들은 봉황을 보며 희망을 노래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봉황은 평안한 곳에만 등장한다는 전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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