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매년 깊어지는 노사갈등...'추투(秋鬪)' 본격화

2016-09-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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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21일부터 사흘간 부분파업 실시...기아차 노조도 22일부터

지난 7월 14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노조원들이 각 사업부별 깃발을 들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국내 제조업 양대 주축산업인 자동차와 조선업계에 또다시 파업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전 6시45분 출근하는 1조 근무자 1만3000여명이 11시30분부터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오후 3시 30분부터 일하는 2조 근무자 1만3000여명도 오후 8시20분부터 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현대차 노조관계자는 “전체 조합원 파업 집회는 진행하지 않고 부서별로 집회를 열고 곧바로 퇴근했다”며 “사측의 잘못된 판단으로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상황에서 조합원이 납득할 만한 제시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임금협상에서 사측의 변화된 입장이 있을 때까지 투쟁 강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총 17번에 걸쳐 부분파업을 벌였다. 22일과 23일에도 각각 6시간,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노조의 잇단 부분파업으로 인해 약 1조8500억원(8만3600대) 어치의 생산차질이 발생했다. 23일까지 부분파업이 이어질 경우 생산차질 규모는 2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파업과는 별개로 오는 23일 추석 전에 중단됐던 교섭을 다시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날 노조 측에 추가제시안을 제출할지 여부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도 22일과 23일 이틀간 4시간씩 부분파업에 돌입한다. 기아차는 올해 12번에 걸쳐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기아차 노사는 27일과 29일 단체교섭을 진행해 입장차이를 좁힌다는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현대차가 임금협상이 완료되면 기아차도 마무리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며 “다만 임금협상만 진행 중인 현대차와 달리 단체협약 개정도 논의해야 해서 장기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선업계 역시 하투(夏鬪)에서 ‘추투(秋鬪)’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전날(20일) 열린 대의원간담회를 시작으로 투쟁방향을 논의하는 일정에 들어갔다”며 “‘질긴 쪽이 이긴다’는 진리와 같이 2016년 단체교섭 승리와 무분별한 구조조정 중단을 위해 장기투쟁 전술을 채택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STX조선해양 노조도 이날 파업에 돌입했다. 회사가 대규모 인력 감축에 들어가자 노조는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간 파업에 돌입했으며 22일 오후에도 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STX조선해양 노조측은 “232명의 목숨을 끊어버리는 권고사직은 원천 무효”라며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우선 묻고 회생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 때 노조와 논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내 조선사 8개 노동조합이 모인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이날 경남 거제에서 대표자회의를 열고 향후 투쟁방안을 논의했다.

지난달 25일 2차 총파업이 무산된 이후 파업동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조선노연은 대우조선 새 집행부 상견례를 겸한 이번 대표자회의에서 앞으로의 투쟁 계획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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