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경북 경주에서 지난 12일 본진(규모 5.8) 이후 19일 규모 4.5의 강력한 여진에 이어 이틀 만인 21일까지 400여차레 여진이 이어지면서 이른바 '지진 괴담'이 확산되고 있다.
주로 경주·울산·부산 등을 중심으로 떠돌던 지진 괴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급속히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 12일 오후 8시 32분께 경주시 남남서쪽 8km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에 이은 여진으로 분석됐다. 이어 19일 오후 8시 33분께 경주시 남남서쪽 11km 지역, 깊이 14km 지점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이틀만이다.
이날 지진은 본진에 비해 규모가 작아 진동을 체감할 수 없었지만, 앞서 발생한 지진은 대전·충남지역을 비롯해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에서도 미세한 진동이 감지된 것으로 알려져 전국에 지진 공포감을 더했다.
여진이 이어지자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각종 이상 현상들과 이번 지진을 연결짓는 괴담들이 떠돌고 있다.
직장인 김씨(여·27)는 "요즘 친구들 사이에서 지진 관련 얘기가 주를 이을 정도로 우리나라도 이제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것 같다"면서 "지진 관련 루머가 담긴 글을 지인으로부터 여러 차례 받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최씨(남·28)는 "최근 인터넷상에서 '일주일 안에 지진이 또 발생할 것"이라는 게시글 외에도 '의문의 가스냄새'나 '개미 떼 이동'에 대한 괴담 등도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떠도는 괴담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면서 지진과의 관련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최근 발생한 지진이 대지진의 전진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일주일 안에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에선 어떤 근거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여진이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고, 한반도에서도 규모 6.5 이상의 대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명확한 근거가 없는 지진괴담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보통 지진 전조현상이라고 하면 가스 유출, 지진광, 지진운 등이 있지만 이번에 발생한 현상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며 "본진의 규모가 5.8로 매우 큰 편에 속했기 때문에 여진의 기간은 짧게는 수주, 길게는 수개월까지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주에서는 지난 12일 일어난 지진 이후 총 410회의 여진이 발생했다. 규모별로 보면 1.5∼3.0 393회, 3.0∼4.0 15회 4.0∼5.0 2회 등이다. 이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동안 일어난 지진(396회)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