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지난 4·13 총선에서 낙선한 후 숨죽이며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그런 그가 이제는 몸을 일으켜 대선 가도에 오를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그 시작이 정치 1번지인 종로구에 연 '공생(공존과 상생)' 연구소다.
사실상 대선을 대비한 싱크탱크 격인 연구소를 바탕으로 그는 정책 연구를 비롯해 대선 어젠다(의제)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추석이 지나면 지난 7월 냈던 '왜 지금 국민을 위한 개헌인가'에 이은 2탄, '왜 지금 공생인가'라는 제목의 저서도 발간할 예정이다.
하지만 인지도 만으로 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난 2011년 오 전 시장이 시장직을 걸었던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되고, 자진 사퇴 수순을 밟으면서 그를 향한 지지도는 추락하기 시작했다.
5년간 절치부심 끝에 정치권에 화려하게 부활하기 위해 총선에 도전장을 던졌으나,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밀리며 종로 입성에도 실패했다. 만약 당선됐다면 그는 정치권 재기 뿐만이 아니라 단숨에 유력 후보로 떠오를 수 있었다.
지난달 전당대회에서는 비주류 후보 단일화를 막후에서 지원하고 최종 후보가 된 주호영 의원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친박(친박근혜)계가 승리하면서 오 전 시장의 입지가 더욱 좁아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여권의 유력 후보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여론조사에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10%에 가까웠던 그의 지지율 역시 현재는 반토막이 난 상태다.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매일경제·MBN 레이더P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10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4일 발표한 9월 2주차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은 3.5%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권 후보(반 총장 제외) 중에서 오 전 시장은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3.8%)와 유승민 의원(3.7%)에 이어 세 번째다. 그러나 1위인 반 총장(25.7%)과 2위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19.0%)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칼을 보다 날카롭게 갈아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