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지지자 대부분은 인종 차별주의자라고 말한 데 대한 입장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지만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향후 대선 지지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BBC 등 외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클린턴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앞선 발언에서 '절반'이라고 말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지지자 대부분은 근면한 미국인임을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클린턴은 전날인 9일 뉴욕에서 열린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관련 행사에서 "일반적인 관점에서 볼 때 트럼프의 지지자 절반은 개탄할 만한 집단"이라며 "이들은 인종·성차별주의자들이며 동성애, 외국인, 이슬람 증오 성향을 띤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트럼프는 "수백만 명의 근면한 사람들을 모욕하는 발언"이라며 "향후 여론조사에서 이 발언에 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캠프에서도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논란이 커졌다.
클린턴이 이례적으로 하루 만에 해당 발언을 수정한 데는 대선을 두 달 앞둔 시점에서 때 아닌 인종 차별 논란으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CNN에 따르면 민주당 내에서는 벌써부터 공화당이 '인종 차별' 프레임으로 논란의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TV 토론회를 2주 앞두고 경제와 안보 등 굵직굵직한 주요 이슈가 많은 상황에서 이번 발언과 관련해 지엽적인 논란이 되풀이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클린턴이 신속하게 유감을 표명했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상황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지난 9일(현지시간) 기준 지지율을 박빙을 보이고 있다. LA 타임스가 USC 트래킹이 공동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클린턴의 지지율은 45%로 트럼프를 1%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WTHR 등이 진행한 지지율 조사에서는 트럼프가 43%로 클린턴(36%)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