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안보인다"…실리콘밸리로 떠나는 카드사

2016-09-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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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카드사들이 미국 실리콘밸리로 향하고 있다. 첨단기술연구단지가 밀집한 실리콘밸리는 IT와 금융기업들의 핀테크 연구 성지로 불린다.

비용절감이 시급한 카드사들이 이같은 조치에 나선 것은 "단순 결제만으로는 답이 없다"는 절박함의 표현이다. 모바일페이와 인터넷 전문은행 등 결제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생존하려면 핀테크를 통한 기술 혁신이 유일하다는 게 카드사들의 주장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산업을 이끌 핀테크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카드사들의 경쟁무대가 국내를 넘어 실리콘밸리로 이동하고 있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2002년부터 운영하던 삼성카드 뉴욕사무소를 최근 실리콘밸리로 이전시키고,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기존 뉴욕 사무소는 글로벌 금융사 연구, 해외 인력 채용 등 소극적 업무를 담당했지만 이전한 실리콘밸리 사무소에서는 핀테크 등 선진 금융기술 발굴까지 맡는다. 이달부터 국내 우수 직원 20여명을 파견하는 해외연수까지 시작한다.  

삼성전자 출신인 원 사장은 평소 '조직 DNA를 뼈속부터 디지털로 바꿔야 한다'는 말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실리콘밸리에서 최신 금융기술과 핀테크 트렌드를 직접 보고, 경험하자는 취지"라며 "글로벌 금융사들의 선진 핀테크 기술을 배우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원 사장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도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핀테크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실리콘밸리에 사무소를 낸 현대카드는 1년만에 현지 사무소를 3배로 키웠다. 약 20명의 직원들은 현지에서 상주하며 글로벌 금융사와 협업, 동향 파악, 신기술 테스트, 인재영입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앞으로는 단순히 결제편의를 제공하는 시스템만으로는 카드사들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며 "모바일카드, 생체인증, 빅데이터 등 카드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다 내놓은 만큼 기존에 없는 혁신적인 기술을 내놓기 위해 현지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가 핀테크에 공들이는 이유는 결제시스템을 넘어선 '그 무엇'을 개발해야 한다는 답답함의 표현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는 선진 데이터 분석기업, 새로운 금융 플랫폼, 인공지능 서비스 등이 거론된다. 실제 신한카드는 이달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소비 분석 서비스를 시험 중에 있다.

신한카드가 지난달 개발한 '판페이봇'은 소비패턴을 인공지능이 분석해 개인에게 적합한 소비 패턴을 제안하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서비스다. 회사 측은 인공지능의 학습 과정을 거쳐 올 연말까지 일반인 고객에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카드도 최근 금융 분야 인공지능 서비스 발굴을 위해 IT기업인 하나아이앤에스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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