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와 채권단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파산 6부로부터 받은 한진해운에 대한 대출 제공 요청 공문을 검토한 끝에 지원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한진그룹과 조양호 회장이 1000억원 규모의 지원 방안을 발표했지만, 실행 시기가 불투명한 데다 한진해운을 정상화하는 데는 부족하다며 산업은행에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채권단 관계자는 "지원 금액을 제대로 돌려받을 수 있을지 불명확한 상황"이라며 "담보없이 무조건 지원해줄수는 없는 입장이어서, 법원의 요청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되는 조선ㆍ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에 대한 주요 현안 보고를 통해 최근 문제되는 물류대란에 대해 우량자산의 담보제공과 같은 회사와 대주주의 책임을 전제로 채권단 협의하에 기 선적화물 처리에 필요한 지원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진해운에 대한 신규 지원 자금 필요성에 대한 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사실상 전날 법원이 요청한 긴급 자금 지원 요청에 대한 거부의 공식 답변으로 해석된다.
현재 한진해운은 국내 항만에서는 정상적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해외 운항 선박은 운송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한진해운 보유선박 145척 가운데 87척이 정상운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해외 선주들에게 지급할 용선료(선박을 빌리는 비용)나 항만 하역비 연체 등 한진해운이 지닌 선박 운항과 직접 관련된 채무 6500억원이 문제가 되며 해외 항만 접안과 하역 등에서 애로를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