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터리인증 차일피일… 한국업체만 ‘속앓이‘

2016-09-0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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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발화 원인으로 배터리가 지목되면서 향후 중국 정부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1월 중국 정부는 삼원계 배터리에 대한 안전성을 이유로 전기버스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국내 업체들을 배제한데 이어 4월부터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업계 기준을 정하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을 실시해왔다.

이는 생산능력과 연구개발(R&D), 품질 및 ISO인증 등 일정한 기준을 갖춘 업체를 선정해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의미다.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의 난립을 막고 기존 업체들의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다.
인증작업은 지난 6월 4차까지 진행됐으며 총 57개 업체가 보조금 지급 대상 명단에 포함됐다.

하지만 LG화학과 삼성SDI 등 국내 업체는 아직 이름을 올리지 못한 상태다. 이는 기술적인 문제보다 서류심사 등에 있어 중국 정부의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즉 양사의 중국내 생산 실적이 1년을 넘지 못해 서류기준에 미달한 것.

삼성SDI는 지난해 9월 중국 시안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했으며, LG화학도 작년 10월에 난징공장을 세우고 생산에 돌입했다.

현재 업체들은 5차 인증작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인증을 받지 못하면 차량 가격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배터리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돼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영업활동에 큰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중국의 배터리시장 연구기관인 GGII와 코트라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1000억 위안(한화 16조5160억원), 중국 신에너지자동차 판매량은 2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 3분기 중 5차 인증이 실시될 것으로 전망하고 국내 업체들의 인증 가능성을 높게 점쳐왔다.

하지만 최근 갤노트7의 발화 원인으로 배터리가 지목되면서 안전성과 자국 업체들의 육성을 강조해 온 중국정부가 이를 빌미로 인증을 미루거나 아예 인증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배터리업체 외에 완성차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최근 중국내 점유율 하락을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로 만회하겠다는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이에 일부 완성차 업체는 중국 수출차량에 중국산 배터리를 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최근 사드배치 등 정치적 사유로 무역보복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높은 상황에서 이번 갤노트7 발화는 중국 정부에게 좋은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눈치만 봐야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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