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 16개월 만에 최저…장바구니 물가는 '고공행진'(종합)

2016-09-0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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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탓 배추 58.0%·시금치 30.7% 등 농산물 가격은 폭등

[그래픽제공 = 통계청]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저물가 기조가 심화되고 있지만 배추가격이 58% 오르는 등 '장바구니 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4%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2015년 4월 0.4%를 기록한 이후 1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4월 1%대를 기록한 뒤 4개월 연속으로 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8% 떨어지면서 물가 상승률을 0.37%포인트 끌어내렸다.

저유가 영향으로 가스·전기요금 역시 하락했다.

전기·수도·가스요금 가격은 12.6% 떨어졌고 전체 물가 상승률을 0.57%포인트 끌어내리는 효과를 냈다.

저물가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나 서민물가와 직결되는 품목은 급등하고 있다.

폭염 탓에 농·축·수산물은 1% 상승했다. 특히 수산물은 6.5% 상승해 물가상승률을 0.07% 포인트 끌어올렸다.

서비스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 상승했고 이중 집세는 2.5% 올라 서비스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의류·신발은 2.0%, 음식·숙박은 2.3% 상승해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높았으며 식료품·비주류음료는 0.5%, 주류·담배는 0.5% 올랐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1.1% 상승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7%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0.6% 떨어지면서 2015년 9월 -0.2%를 기록한 이후 11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신선식품지수는 2.8% 상승했으며 특히 신선어개(생선과 조개류)가 7.9% 올라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신선식품지수는 지난 6월 1.7% 하락한 이후 2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4∼7월에는 유가가 전월보다 조금씩 상승하고 있었는데 다시 떨어지면서 저물가가 계속되고 있다"라며 "폭염 때문에 신선채소, 농산물 가격은 상승했다"라고 말했다.

품목을 세부적으로 보면 농산물 중에선 배추(58.0%), 풋고추(30.9%), 시금치(30.7%)의 상승 폭이 컸다. 주로 날씨에 취약한 잎채소들이다.

수산물에선 게(45.1%), 축산물에선 국산 쇠고기(13.7%) 가격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비스물가는 1.9% 오른 가운데 공공서비스가 1.0%, 개인서비스 2.2% 각각 상승했다.

공공서비스에서는 하수도요금이 16.1%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외래진료비(2.0%), 입원진료비(2.2%)도 올랐다.

개인서비스에서는 지난해 말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외식 소주 가격이 13.2% 뛰었고 공동주택관리비(3.5%), 고등학생 학원비(2.7%), 외식 생선회(5.2%) 물가 상승 폭이 컸다.

집세는 2.5% 상승했다. 월세는 0.3% 오르는 데 그쳤지만 전세가 3.5% 상승했다. 석유류 가격 하락 영향으로 공업제품은 0.5% 내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향후 소비자물가는 10월 전기요금 인하효과 소멸로 평월수준 (1% 내외)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유가의 완만한 상승시 저유가 효과가 점차 축소되면서 물가 하방압력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서민 생활에 밀접한 품목의 물가를 철저할 관리할 계획"이라며 "추석에 대비해 농산물 등 성수품 수급 안정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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