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피해자, 정부 상대 손해배상청구 소송 또 패소

2016-08-3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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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1945년 일본 나가사키·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피폭된 국내 피해자들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또다시 패소했다.

서울북부지법 제13민사부(조양희 부장판사)는 31일 원폭 피해자 141명이 국가를 상대로 1인당 1000만원씩 14억1000만원을 배상하라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 2011년 9월 한·일청구권협정 테스크포스(T/F)와 자문단을 설치하고 양자 간 협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등 외교적 교섭 노력을 했다"면서 "외교관계의 특수성과 외교관계에 대한 정부의 재량 등을 고려할 때 정부가 이같은 외교적 교섭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이상 '중재절차'로 나아가야 할 구체적 작위의무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조치가 충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정부가 청구권협정의 해석상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이상 원고들에게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원폭 피해자들은 지난달 서울남부지법에도 같은 소송을 진행했지만 "정부의 외교적 대응이 다소 불충분하다는 사정만으로 정부가 헌법상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기각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2011년 8월30일 한국 정부가 한일청구권 협정 제3조에 따른 일본 정부와의 분쟁 해결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이후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서울지부는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번째 손배소에서 패소하자 즉시 항소를 제기하는 동시에 서울북부지법과 남부지법에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일본에 양자 협의를 제안했지만 일본이 명시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해서 정부에 중재위원회 중재 회부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도 "원폭 피해자들을 위한 우리 정부의 교섭 노력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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