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양국의 적극적인 금융투자는 금융시장 간 동조화나 리스크 전이 가능성이 커지고, 투기성 자금 유출입에 대해 서로가 민감해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이 금융시장의 개혁·개방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이같은 구도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금융전문가들 역시 자원배분의 효율성 향상, 투자의 촉진, 리스크 분산 등을 위해 양국 간 금융 협력이 더욱 절실하다고 밝혔다.
◆ 한중 금융협력으로 글로벌 금융 경쟁력 키워야
한국의 은행들은 2010년 이후 순이자마진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중국 은행들도 금리자유화 추진에 따라 순이자마진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의 은행들은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부담으로 순이자마진이 역대 최저치를 또 경신할 전망이다. 올 1분기 은행권 순이자마진은 1.55%로 작년 동기 대비 0.08%포인트, 직전 분기에 비해 0.02%포인트 하락했다.
중국 은행의 순이자마진도 평균2.5%로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중국은행(BOC), 중국공상은행(ICBC), 중국건설은행(CCB), 중국농업은행(ABC) 등 4대 은행의 경우 작년 1분기와 비교해 순이자마진이 5%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한중 금융기관들의 수익성 악화는 해외시장 진출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으며, 해외 공동 진출이나 위안화 국제화 관련 업무 등에서의 협력 관계를 도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한중 금융교류는 걸음마 단계 수준이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금융업체들만 봐도 터무니없이 적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은 총10개로 98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절반 가까이가 북경·상해 등에서 국내 기업 등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
보험사도 한화생명·삼성생명·삼성화대·현대해상·KB손보 등에서 19개 지점만 운영하고 있을 뿐이다.
이규엽 제주대학교 한중금융연구센터장은 "한국금융산업은 대규모 유동성 자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산업에 0.07%만 진출해 있다"며 "대중국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지만 중국 자본시장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부족해 현실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 진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 전략으로 공공·벤처기업·금융회사 등의 투자부문으로 세분화하는 전술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를 통한 한중 금융협력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국가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 한중 통화 국제화 선결돼야 외화유동성 리스크 극복
한중 간의 통화협력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양국 통화의 전세계 외환거래량 비중은 중국이 9위, 우리나라는 17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외환거래량 순위를 양국의 전세계 GDP 비중이나 교역 비중과 비교해 보면 양국 외환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상당히 왜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또 양국 외환시장의 취약성은 한중 모두 외화유동성 리스크에 취약해 질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국 통화의 국제화가 선결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익연 우리금융경제연구소 글로벌동향실 연구위원은 "양국 통화의 국제화는 내수를 키우고 균형잡힌 성장모델로 이행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양국 간의 무역에서 자국통화 결제수준 제고나 통화의 직거래 확대는 이러한 통화협력의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위안화 국제화가 국내 경제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응 전략 마련에 대한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통화스왑 확대, 위안화 무역결제 확대, 중국 관광객 유치 확대 등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한중 간 금융협력 체제가 더욱 견고해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