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깊은 노량진 수산시장, “바다 온도도 오르고 물가도 올랐다”

2016-08-22 16:13
  • 글자크기 설정

추석 한 달 여 앞두고 해수면 온도 상승 영향으로 수산물 가격 폭등해

22일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건어물 판매장이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오진주 인턴기자]


아주경제 오진주 인턴기자 = “해수면 온도가 상승해서 건어물도 생물도 다 비싸요”

추석을 한 달 여 앞둔 22일 오전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건어물 판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상인 A씨는 추석 수산물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국립수산과학원은 19일 “한반도 연근해 표면 수온이 평년보다 1∼5℃ 상승한 평균 27∼3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해수면 온도가 상승했을 때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어종은 멸치다. A씨는 “멸치는 깊은 바다 속에서 살기 때문에 해수면이 더워지면 잘 잡히지 않는다”며 “해수면 온도가 크게 상승한 올해엔 특히 멸치가 비싸다”고 말했다. 작년엔 1박스(1.5kg)에 2만원대이던 멸치는 현재 이곳에서 3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현대화가 완성된 노량진 수산시장 1층은 분홍색(냉동)·녹색(선어)·주황색(패류)·파란색(활어) 간판으로 구역이 나누어져 있다. 이날 오전 11시께 시장 내부에는 손님보다 상인이 더 많았다. 민족 최대 명절이 한 달도 채 안 남았지만 풍성한 추석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다. 선어 구역의 B수산 대표 C씨는 “생선은 미리 사두지 않기 때문에 추석 전날이 돼야 차례를 준비하는 손님들이 찾아온다”고 한산한 분위기를 설명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는 내국인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더 많았다. 냉동 구역과 선어 구역에 있던 손님 다섯 명은 중국인 관광객이었다. 실제로 가이드 C씨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2시간 동안 두 그룹의 중국인 관광객을 시장으로 데리고 왔다. 그는 “중국인 관광객이 손이 크다고 소문 나있지만, 생선은 썩기 쉽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많이 구입하지 않는다”며 “건어물은 캐리어에 담아갈 수 있는 만큼 산다”고 설명했다.
 

건어물은 보관이 쉽기 때문에 선어보다는 빨리 팔리는 편이다. 노량진 수산시장 2층에는 건어물 판매장이 늘어서 있다. 건어물 판매장의 D씨는 "건어물은 보통 열흘 전에 사서 손질을 하기 때문에 이곳은 조금 더 일찍 추석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10마리에 6만원인 굴비는 추석 선물로 인기가 많다. 참조기는 10마리에 백만원을 호가하는 것도 있다.

올해 추석이 이전과 다른 점이라면 김세트·멸치세트 등 세트로 팔던 건어물을 손님 맞춤형으로 제작해 팔고 있다는 것이다. D씨는 “요즘 손님들이 효율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300g에 4000원인 다시마와 100g에 4500원인 러시아산 황태포 등을 손님들이 골라서 세트를 구성할 수 있다.
 

 
올해도 추석 물가는 고공행진을 할 전망이다. 노량진 수산시장 내 수협 판매담당자 E씨는 “추석이 다가올수록 물가는 오르면 오르지 내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요즘은 생물 보다는 부치기만 하면 되는 손질된 형태의 생선전을 찾는다고도 덧붙였다. 22일 현재 동태전 700g짜리는 7980원, 대구전 400g짜리는 58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