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진주 인턴기자 = “해수면 온도가 상승해서 건어물도 생물도 다 비싸요”
추석을 한 달 여 앞둔 22일 오전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건어물 판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상인 A씨는 추석 수산물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국립수산과학원은 19일 “한반도 연근해 표면 수온이 평년보다 1∼5℃ 상승한 평균 27∼3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현대화가 완성된 노량진 수산시장 1층은 분홍색(냉동)·녹색(선어)·주황색(패류)·파란색(활어) 간판으로 구역이 나누어져 있다. 이날 오전 11시께 시장 내부에는 손님보다 상인이 더 많았다. 민족 최대 명절이 한 달도 채 안 남았지만 풍성한 추석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다. 선어 구역의 B수산 대표 C씨는 “생선은 미리 사두지 않기 때문에 추석 전날이 돼야 차례를 준비하는 손님들이 찾아온다”고 한산한 분위기를 설명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는 내국인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더 많았다. 냉동 구역과 선어 구역에 있던 손님 다섯 명은 중국인 관광객이었다. 실제로 가이드 C씨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2시간 동안 두 그룹의 중국인 관광객을 시장으로 데리고 왔다. 그는 “중국인 관광객이 손이 크다고 소문 나있지만, 생선은 썩기 쉽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많이 구입하지 않는다”며 “건어물은 캐리어에 담아갈 수 있는 만큼 산다”고 설명했다.
건어물은 보관이 쉽기 때문에 선어보다는 빨리 팔리는 편이다. 노량진 수산시장 2층에는 건어물 판매장이 늘어서 있다. 건어물 판매장의 D씨는 "건어물은 보통 열흘 전에 사서 손질을 하기 때문에 이곳은 조금 더 일찍 추석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10마리에 6만원인 굴비는 추석 선물로 인기가 많다. 참조기는 10마리에 백만원을 호가하는 것도 있다.
올해 추석이 이전과 다른 점이라면 김세트·멸치세트 등 세트로 팔던 건어물을 손님 맞춤형으로 제작해 팔고 있다는 것이다. D씨는 “요즘 손님들이 효율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300g에 4000원인 다시마와 100g에 4500원인 러시아산 황태포 등을 손님들이 골라서 세트를 구성할 수 있다.
올해도 추석 물가는 고공행진을 할 전망이다. 노량진 수산시장 내 수협 판매담당자 E씨는 “추석이 다가올수록 물가는 오르면 오르지 내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요즘은 생물 보다는 부치기만 하면 되는 손질된 형태의 생선전을 찾는다고도 덧붙였다. 22일 현재 동태전 700g짜리는 7980원, 대구전 400g짜리는 58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