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민구 장관이 내일 오후 2시 지역 주민들과 간담회가 예정돼있다”며 “이제 대화의 시작이기 때문에 만나서 서로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 장관이 성주를 방문하는 것은 지난달 15일 황교안 국무총리와 함께 사드 배치 결정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방문한 이후 처음이다. 주민들과의 직접적인 대화도 사드 성주 배치를 공식 발표한 지난달 13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성주사드배치철회투쟁위원회는 그동안 사드 배치 평가표와 시뮬레이션 자료의 공개를 요구하며 사드 배치 철회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한 장관이 이번 간담회에서 성주 주민 대표들을 만나 사드 배치 평가표와 시뮬레이션 자료 등을 일부 공개할 예정이라 양측간 진전된 논의가 오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날 양측의 대화 재개와 더불어 마크 밀리 미 육군참모총장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 국내 반대 여론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사드 배치 문제가 새로운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육군 측은 “밀리 총장이 17~19일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며 “19일에는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 육군도 밀리 총장이 15일~23일(현지시간) 중국과 한국, 일본을 차례로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밀리 총장은 이번 방한에서 주한미군 부대 재배치 계획과 함께 사드 배치 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한반도에 배치되는 사드는 주한 미8군 예하 35방공포여단이 운용하게 된다.
밀리 총장은 국방부를 직접 방문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드 배치의 조속한 추진을 위한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우리 군 고위급 인사와 만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방한에 앞서 그는 중국을 방문해 중국 인민해방군 고위 지도부와 ‘상호 이익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고 견해 차이를 건설적으로 관리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어서 사드 관련 갈등 수습에도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 안팎에선 밀리 총장의 이번 방한이 미군의 사드 배치 준비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잇따른 미군 고위급 인사들의 방한으로 한미간 사드 배치 후속조치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에릭 패닝 미 육군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35방공포여단의 미사일방어체계를 점검했으며, 이어 로버트 브라운 미 태평양사령부 육군사령관, 미국 미사일방어전략을 총괄하는 제임스 시링 국방부 미사일방어청장도 한국을 찾아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했다.
한미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소파) 관련 회의를 개최하는 등 사드 배치 후속조치를 가속화할 경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제3의 후보지 변경 가능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제3의 후보지들이 군부대가 아닌 관계로 예정부지인 성주포대에서 다른 곳으로 변경하게 되면 당초 계획대로 내년 말 사드 실전 배치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한미간 소파 분과위 회의 개최를 위한 실무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후속조치와 관련, 구체적인 내용을 말할 수는 없지만 한미간 협의가 진행 중에 있다”고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