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이제는 ‘포스트 김종인 체제’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8·27 전국대의원대회(전대)의 본 경선 막이 올랐다. ‘깜짝 이변’을 연출한 예비경선(컷오프)으로 전대 판세도 안갯속 국면에 빠졌다. 당 내부적으로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계의 전략적 투표를 비롯해 호남 표심, 세대 투표 심리, 외부적으로 새누리당의 보수정당 사상 첫 호남 대표인 이정현호(號) 출범 등이 더민주 8·27 전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에 ‘아주경제’는 전문가 판세분석을 시작으로, SWOT 분석, 후보별 경제·정치 인식 조사 등을 통해 제1야당의 전대 향방을 전망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중반부에 접어든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8·27 전국대의원대회(전대)의 변수는 각 후보들의 강점 극대화 및 약점 보완 전략이다. 이를 통해 지지층은 결집하고 반대편을 갈라치는 이중 전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金 ‘진보성’ 강점…‘원외인사’ 약점
16일 정치전문가들에 따르면 김 후보의 강점은 ‘유일한 호남 출신’과 ‘진보성’이다. 광주 출생인 김 후보는 광주 서석초등학교와 서중학교,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재학 시절 반(反) 독재투쟁에 나섰다. 2009년 민선 경기교육감 시절 ‘친환경 무상급식’ 어젠다를 이끈 대표적인 진보진영 인사다. 호남 출신과 호남 정신(민주화)은 김 후보가 양손에 쥔 강력한 무기다.
하지만 세 후보 중 유일한 원외 인사라는 점은 아킬레스건이다. 일부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계와 과거 혁신위원회와 자치단체장 등의 지지를 받지만, ‘이종걸·추미애’ 후보보다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은 치명적인 단점이다.
원외 인사에서 파생된 ‘불명확한 구도’도 위기 요인이다. ‘친문 러브콜’에 나선 추 후보와의 차별화, 호남에 파다한 ‘문재인 비토론’을 의식, 당 주류와 비주류 사이에서 줄타기할 수밖에 없다. 기회는 있다. ‘문재인 체제’ 시절인 지난해 12월 온라인 당원 가입시스템을 통해 입당한 10만 온라인 당원은 김 후보의 우군이다.
김 후보의 SO 전략은 ‘호남과 온라인 당원’ 공략, ST는 ‘구도의 포지셔닝 게임’, WO는 ‘2040세대’ 등 젊은 층 공략, WT는 ‘범주류 및 호남 비주류 갈라치기’ 등이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보와 통화에서 “김 후보는 진보진영의 상징성을 갖지만, 당 운영 경험이 미약하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李, ‘비노 단일대오’ 강점…세력화 ‘미지수’
이 후보의 강점은 ‘유일한 비주류’라는 점이다. 전대 핵심 변수인 주류에 맞서 ‘반문(반문재인) 정서’에 확실히 선을 그은 인사는 이 후보뿐이다. 당내 비노(비노무현)계 대표주자로 발돋움할 경우 호남 등에서 만만치 않은 세를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최약체로 평가받던 이 후보가 당내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 ‘다크호스’로 부상한 것도 기회 요인이다. 전대 구도에 따라 중도 확장성을 지닌 대표 후보로 격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뚜렷한 구도를 가진 이 후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약점은 비주류의 구심점 여부다. 과거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 김한길 전 의원 등과 같이 비주류의 구심점으로 비노계 단일대오를 꾀할지는 미지수다. 10만 온라인 당원 등 주류 표심이 전대 변수인 점도 위협요인이다. 이 후보의 SO는 컷오프 통과에 따른 컨벤션효과(정치적 이벤트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와 비주류 구심점 위치 공고화, ST와 WO는 호남 내 비주류 공략, WT는 친문 프레임 덫의 최소화 전략이다.
◆秋, ‘범주류 지원’ 강점…‘親文 딜레마‘
추 후보의 최대 강점은 당 주류의 지원이다.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발탁한 차세대 주자였다는 점도 호남 정서를 파고들 기회 요인이다. 대구 출신인 추 후보가 ‘호남 며느리론’을 앞세운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5선의 경험’과 ‘유일한 여성’ 후보인 점도 플러스요인이다.
그러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열린우리당이 아닌 민주당에서 친노와 대척점을 형성한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더민주 한 관계자도 “범주류에 형성된 정서적 이질감을 극복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대 변수가 ‘친문 프레임’으로 짜인 것도 위기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10만 온라인 당원 등 2040세대 및 호남 표심 공략은 기회 요인이다. 당내 친문계 지원에 따른 ‘밴드왜건’(유권자들이 대세론 후보로 쏠리는 현상) 효과도 추 후보에게 호재다. 당 주류의 조직적 표심을 업은 추 후보의 세대 공략 옵션이 SO 전략인 셈이다. ST와 WT는 계파 프레임의 약화, WO는 자신의 장점은 정치 경험과 여성 리더십 피력 등이 될 전망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더민주 전대의 전체적인 변수는 호남 강화의 지역성과 보혁 구도에 따른 진보적 성향 등 이념성 등 두 가지 구도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