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철강 3사, ‘후판 갈등’ 장기화…STX조선 회생가능성에 ‘먹구름’

2016-08-1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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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STX조선해양이 국내 주요 철강사들과의 선박용 후판 공급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STX조선해양은 자금난으로 지난 7월 초부터 후판 공급이 끊긴 상태다.<본지 7월 14일자 2면 참조>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과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 3사들과 하반기 후판 공급 여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하려면 국내 철강사의 후판 공급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국내 철강사들은 밀린 상반기에 밀린 대금부터 지급하라고 맞서고 있다.

철강 3사가 STX조선해양에서 회수하지 못한 후판 대금은 모두 약 850억원에 달한다. 대금은 대부분 어음으로 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STX조선해양은 최근 관계인설명회에서 원금 및 이자의 85.77%를 출자전환 방식으로 갚고, 나머지 14.23%는 10년간 분할 상환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상거래채권 변제 계획 잠정안을 발표했다.

이 같은 STX조선해양의 계획에 철강 3사는 수용 불가 방침을 밝혔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철강 쪽도 공급과잉으로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원하지도 않는 주식을, 그것도 10년간 분할 상환하겠다는 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축했다.

결국 3사는 대표이사 명의로 공동 탄원서까지 법원에 제출했다.

문제는 STX조선해양과 철강사들 간의 갈등이 지속될수록 STX조선해양의 회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양측은 오는 26일로 예정된 회생 관련 1차 관계인집회와 내달 9일 법원 회생계획안 제출 시한까지 계속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보인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달 초 기준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가 36척, 고성조선소가 8척의 선박을 수주잔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원자재인 후판 공급 차질이 길어지게 되면 인도기일 맞출 수가 없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관 산업인 조선과 철강사들이 서로 양보하는 상생의 미덕이 필요할 때”라며 “STX조선해양이 수주 잔량이 남아 있는 만큼 법원이 조속한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STX조선해양은 지난달 29일부터 750명 감축을 목표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정규직 2000여명을 1300명대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STX조선해양 노동조합 관계자는 “지난 12일까지 통상임금의 6개월 수준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면서 “희망퇴직 조건이 좋지 않다보니 정년을 앞두고 남은 직원들 위주로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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