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정현 與 지도부 오찬, 당청 관계 '新밀월' 과시

2016-08-1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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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지도부, 박 대통령 만나 개각·사드 등 국정현안 전반 '논의'

박근혜 대통령과 이정현 대표가 11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 이정현 대표 체제로 재편된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의 11일 청와대 오찬 회동 화두는 민생과 당·청 관계였다.

박 대통령과 집권 여당 신임 지도부의 상견례 격으로 마련된 이날 오찬 회동은 심도 깊게 국정 현안을 논의하면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이날 오찬에는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과 이원종 비서실장,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김재원 정무수석, 김성우 홍보수석이, 새누리당에서 이정현 대표, 조원진·이장우·강석호·최연혜 최고위원, 유창수 청년 최고위원 등 신임 지도부와 정진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 등 13명이 참석했다.

오찬 회동은 오후 12시부터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20분이 더 지난 1시 50분이 돼서야 끝이 났다.

◇ 이 대표, 가정용 전기세 누진세 논란, 추경, 개각, 사면 등 민생 현안 건의=

본격화된 ‘신밀월’관계의 첫 출발인 이날 회동에서 당․청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적 마무리'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하면서, 서민생활 안정과 일자리 창출 등 민생현안 해결을 위해 협력하자는 의지를 다졌다.

이 대표는 이날 회동 모두 발언에서 최근 폭염 속에 정치권 쟁점으로 떠오른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문제를 정부가 검토해달라고 공식적으로 박 대통령에게 요청했고, 박 대통령은 좋은 방안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개각과 관련, "개각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여러 가지 국정 전반에 대해 다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탕평인사, 균형인사, 능력인사, 소수자에 대한 배려 인사도 조금 반영이 됐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박 대통령은 정기국회를 앞두고 4∼6개 부처를 대상으로 중폭 수준의 개각을 조만간 단행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같은 이 대표의 건의는 야권에서 요구하고 있는 ‘호남출신 기용’ 탕평 인사 문제를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박 대통령은 "감사하다"면서 "여러 가지 말씀하신 것에 대해 참고를 잘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오는 12일 확정·발표될 8·15 광복절 특별사면에 대해서도 "민생·경제사범에 대해서는 통 큰 사면이 있기를 국민이 기대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두 차례에 걸쳐서 "당·정·청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 대표 역시 향후 당·청 관계에 대해 "여당과 야당을 굳이 구별한 것은 여당의 역할과 야당의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신(新) 밀월' 시대를 예고했다.

김무성 전 대표가 강조한 당청 회동 정례화와 관련해서는 이 대표가 “수시로 이뤄질 것”이라고 공언할 정도여서 정례화를 뛰어넘는 소통이 예상되고 있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진 추가경정예산안의 조속한 처리 문제와 규제프리존 특별법 제정,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 등을 위해 당력을 집중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밖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일명 김영란법)에서 농수축산물의 경우 규제범위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함께 함에 따라 정기국회에서 개정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뿐아니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일각에서도 농수축산물은 선물 금지 품목에서 제외하거나 가격 제한 규정을 완화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 박 대통령, ‘복심’ 이 대표와 독대...'금의환향' 촤대한 예우=

박 대통령은 회동 직후 이 대표와 독대 시간을 가졌다. 지난 2004년부터 13년 동안 자신의 지근거리에서 충심으로 보좌해온 참모에서 당당히 집권 여당의 대표가 되어 금의환향한 이 대표를 깍듯이 예우한 것이다.

이날 청와대는 이날 코스 메뉴에 호남음식 재료로 쓰이는 능성어 요리와 주 식사로 이 대표가 좋아하는 냉면을 이례적으로 마련했다. 이 대표를 살뜰히 생각한 박 대통령의 마음이 담겨있다는 해석이다.

또 이 대표는 12년 만에 단일성 집단지도체제가 부활하면서 명실상부한 ‘1인자’ 권한을 가진 대표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이 대표와의 독대를 통해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도 연출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두 사람 간 대화 내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해 허심탄회한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 대표는 독대와 관련 "25분간 국정과 민생 전반에 대한 얘기를 했다"며 "짧았지만 상당히 의미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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