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전기요금 방안 마련 밝혔지만 국민은 누진제 폐지 원해

2016-08-1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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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전기료 인하 의견 접근…여론은 개편 아닌 완전폐지 우세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누진제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11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새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전기요금과 관련해 “조만간에 좋은 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긴급 당정협의에서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에 대해 논의했지만, 완전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에너지 정책을 주관하는 산업부 관계자가 누진제 개편 여론에 “벽걸이형 에어컨 8시간 쓰든지, 스탠드형 에어컨 4시간 정도 쓰면 냉방요금 10만원 넘지 않는다”고 발언하며 성난 민심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오히려 이 발언은 “요금폭탄이라는 말은 과장됐다”는 말과 함께 누진제 폐지 주장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말았다.

네티즌들은 즉각 산업부를 질타하고 나섰다. 인터넷 곳곳에서 “나도 4시간만 덥고 싶다”“4시간만 에어컨 틀면 전기료 적게 나오는 거 누가 모르냐”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상황이 다급해지자 산업부는 이날 최대 전력수요가 8449만㎾를 기록해 지난 8일 8370만㎾를 넘어섰다고 밝히는 등 여론전에 나섰다. 지난주부터 전국적으로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역별로 35℃이상까지 기온이 올라가고, 기온누적효과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산업·일반(상업)·주택용 전력소비를 보면 주택용의 비중이 가장 적은 상황에서 가정에서의 소비 때문에 전력 대란이 우려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한다. 산업부가 전력수요 급증의 원인을 가정용에서 찾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는 비판이다.

실제 2015년 기준, 가정용 전력사용 비중은 전체의 13% 수준에 불과한 반면, 산업용 전력사용 비중은 56.6%에 달한다. 지난 2007년 누진제 도입 당시와 비교해 가정용 전력사용 비중은 1.5%p 줄어든 반면, 산업용은 3.7%p 늘어났다.

이렇듯 누진제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지면서 누진제 개편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개편 필요성에 대한 공론화를 시작했고, 이날 오후 긴급 당정회의를 개최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도 조속한 대책을 촉구하며 촉구하고 나섰다.

결국 새누리당 이정현 신임 대표가 이날 대통령을 만나 자리에서 “당장의 누진 요금에 대해서 좀 대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공개발언을 한 것이다.

더민주도 지난해 실시됐던 여름철 전기요금 누진제 일시 완화 조치를 올해 다시 도입하자는 데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

국민들은 누진제 개편에서 한발 더 나아가 완전 폐지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의뢰로 지난 9일 하루 동안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행 누진제를 완화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80.9%로 조사됐다. 이 중 누진제 폐지’는 41.3%로 가장 많아고, ‘누진제 완화’가 39.6%,로 뒤를 이었다.

반면 ‘현행 누진제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9.1%에 그쳤다. 전기요금 누진제 ‘폐지·완화’를 원하는 여론이 9배 이상 높은 꼴이다. 나머지 10%는 ‘잘 모름’에 답했다.

시민단체들은 불완전한 개편보다는 완전 폐지를 선행하고, 전기요금 체계를 다시 짜야한다고 주장한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누진제는 일부 국가에서도 운영한다고 하지만, 단계별 요금 부담률은 우리가 가장 높다”며 “일시적 완화나 조삼모사 식의 불완전한 개편보다 완전폐지를 통해 서민 가계 부담을 줄이고, 산업용·상업용 전기요금고 사용한 만큼 부과하는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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