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촌놈의 우직함이 통할 것일까. 스스로를 ‘비주류·비엘리트·무수저’라고 칭한 이정현 의원(3선·전남 순천시)이 9일 새누리당의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
2014년 7·30 재보궐선거에서 26년 만에 호남에서 보수정당 의원 탄생이란 진기록을 썼던 그는 이날 또다시 헌정 이래 첫 호남출신 보수정당 대표란 신기록을 세우게 됐다.
최고위원에는 조원진, 이장우, 강석호, 최연혜 의원이, 청년 최고위원은 유창수 후보가 각각 선출됐다.
이 대표는 당대표 수락 연설을 통해 “지난 일을 모두 잊고 다함께 가자, 고 투게더(GO Together)!”라며 계파 청산과 당의 화합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제 컬러링(휴대폰 연결음)은 7년 전부터 줄곧 인순이의 ‘거위의 꿈’인데 처음 그 가사를 보고 엄청 울었다”면서 서민, 소외세력을 대신해 당대표가 되려는 꿈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실현될 수 없다고 비웃었지만 저는 그 꿈을 키워왔다”면서 “(당 대표가 되면) 대한민국 정치를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것으로 바꿔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끝내 ‘거위의 꿈’을 이루게 되면서, 함박웃음을 짓게 될 이는 다름 아닌 박근혜 대통령이다.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역임한 이 대표가 당권을 거머쥐게 되면서 당청은 그야말로 ‘한 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전대에 참석한 이래 두 번째로 새누리당 전대에 참석한 박 대통령이 이날 축사를 통해 “(당원과 당청이) 하나가 되어 달라”는 바람이 현실화 된 셈이다.
특히 이 대표는 기존 ‘집단지도체제’ 보다 한층 권한이 막강해지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의 첫 수장인 된 터라, 향후 인사와 당무에 있어서 상당한 장악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선 경선 주도권 또한 친박계와 청와대가 거머쥘 수 있게 됐다. 현재 여권 내 압도적인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 상황에서 ‘반기문 대망론’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계파 갈등 문제의 경우, 당장은 소강 국면을 보이겠지만 대선 경선이 본격화 되면 비박계를 중심으로 또다시 대립국면이 분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