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연일 코너에 몰리고 있다. 출마선언 직후부터 지금까지 각종 막말을 쏟아낸 트럼프의 정신상태에 대한 정밀 감정이 필요하다는 여론까지 부상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들이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의 한 민주당원은 지난 3일 트럼프가 자기도취증 인격장애를 앓고 있을 수 있다며 정신감정 의뢰를 촉구하는 공식 온라인 청원 캠페인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무려 2만5000명이 이 캠페인에 동참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MSNBC 방송 앵커 조 스카버러는 최근 방송에서 트럼프의 좌충우돌 언행을 비판하면서 "트럼프는 과연 반사회적 인격장애자인가? 우리는 이렇게 스스로 자문해 봐야 한다"면서 "이것은 내가 이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하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대형 방송사의 앵커가 공식 석상에서 트럼프의 정신 문제를 거론한 것이다.
이후 트럼프가 무슬림 비하 발언으로 칸을 비꼬면서 미국 내 여론은 전사자 유가족까지 모욕하는 트럼프에게 부정적으로 돌아갔다. 게다가 이 같은 무슬림 비하를 비판한 공화당 1인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에 대한 경선 지지 거부 논란까지 일면서 트럼프의 정신상태에 대한 감정이 필요하다는 의견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이처럼 트럼프의 정신상태 논란이 본격화되면서 미국 정신의학회(APA)는 회원들에게 공지문을 보내 대선 후보의 정신 문제와 관련해선 일절 언급하지 말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APA는 "4년마다 미국이 대선을 치르지만 올해는 매우 비정상적이다"면서 "이런 독특한 분위기 때문에 일부 회원들은 대선 후보의 정신상태를 분석하고 싶어할 텐데 그렇게 하는 것은 비윤리적일 뿐 아니라 무책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간단명료하게 말해 정신과 의사들에게 구체적이고 공식적인 정신감정 없이는 함부로 개인의 정신상태에 대해 언급하지 못하도록 한 '골드워터 규칙(Goldwater Rule)'을 깨는 것은 무책임하고 낙인을 찍는 것이며 명백히 비윤리적인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