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최대 국영석유업체 시노펙(中石化)이 경영효율 개선과 국유기업 개혁의 차원에서 회사의 주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지분 절반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신경보(新京報)는 시노펙이 3일 공시를 통해 "중국 쓰촨성에서 상하이로 이어지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의 지분 50%를 매각해 외부자금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고 4일 보도했다. 이는 자산부채율이 90%나 되는 해당 천연가스 수송관 운영상황을 개선해 기업실적 호전을 꾀하고 동시에 '국유기업 개혁'의 핵심인 혼합소유제 추진을 위한 행보로 해석됐다.
쓰촨-상하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은 총 626억7600만 위안이 투자돼 조성됐으며 지난 2010년 8월 31일 운영을 시작했다. 쓰촨에서 충칭·후베이·장시·안후이·장쑤·저장·상하이 등 6개성과 2개시를 지나가는 총연장 2170km, 연간 수송량 120억㎥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다.
하지만 부채율이 높아 시노펙에게는 부담이 됐다. 6월 30일 기준 쓰촨-상하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운영사의 총자산은 196억3200만 위안, 부채는 177억9700만 위안으로 자산부채율이 90%를 넘어섰다.
최근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중국 석유업체의 실적은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시노펙의 총부채는 6012억 위안으로 자산부채율이 43%를 기록했다. 시노펙 산하의 석화유복(石化油服)은 올 상반기 45억 위안의 적자를 기록했고 또 다른 국영석유회사인 시누크(中海油) 산하 중해유복(中海油服)는 84억 위안의 적자를 예고하며 '적자왕'에 올랐다. 지난 1분기에는 페트로차이나(中石油)가 137억8500만 위안 적자로 '적자왕'에 등극한 바 있다.
시노펙의 파이프라인 매각 결정은 국유기업 개혁의 일환이기도 하다. 시노펙은 기업 소유구조를 국가와 민간자본이 공존하는 혼합소유제로 전환하는데 속도를 올리고 있다. 시노펙은 지난 2012년과 2013년에도 우루무치 등 서부지역에서 상하이로 이어지는 서부-동부 파이프라인 지분 절반 가량을 매각했다.
최근 중국 석유화학업계가 힘을 잃으며 적자경영에 시름하자 중국 당국도 팔을 걷고 나섰다. 중국 국무원 판공청은 3일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 효율 증대에 관한 지도의견'을 발표하고 △과잉생산 해소 △산업구조조정 △전통산업 업그레이드 △친환경 발전 △혁신시스템 확충 △기업 인수·합병 촉진 △글로벌 생산협력 강화 등의 7대 핵심과제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