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드라마를 움직이는 사람들⑧]그룹에이트 송병준 대표 "이영애가 아닌 사임당은 상상할 수 없죠"

2016-08-0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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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준 그룹 에이트 대표[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보시면 아실 거예요, 이영애가 곧 사임당이고, 사임당이 곧 이영애라는 것을요. 이영애가 아닌 사임당을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10월 방영 예정인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를 제작한 크리에이티브리더스그룹에이트 (이하 그룹에이트) 송병준 대표는 “사임당 역으로 왜 이영애를 캐스팅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국내 유명 작가들이 우리나라 위인 중 가장 드라마화하기 힘든 인물 1위로 신사임당을 꼽았대요. 현모양처의 삶이 무슨 굴곡이 있겠어요. 지루하다 이거죠. 하지만 그렇다고 중요하지 않은 인물은 아니잖아요? 우리나라 최고 5만원권에 초상화가 실렸는데 말이에요. 도전 정신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가요? 언젠가 꼭 만들어야지 했는데 이영애 씨를 만나고 확신이 생긴 거죠.”

국내 굴지의 제작사 그룹 에이트의 송병준 대표는 이색 이력을 가지고 있다. 1995년 방영된 MBC 드라마 ‘사랑과 결혼’에서 연기를 한 것이 그것인데, 당시 송대표가 이영애와 호흡을 맞췄단다. 그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사실 MBC에서 부탁받고 이영애 씨에게 ‘대장금2’ 출연을 권하려고 만난 거였어요. 그런데 영애 씨가 ‘대장금2’ 출연을 많이 부담스러워하더라고요. 만난 김에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결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영애 씨가 결혼 전에도, 결혼 후에도 남편과 함께 신사임당 생가를 방문했을 정도로 사임당을 존경하고 있더라고요. 사임당이라면 이영애 씨가 출연하겠구나 싶어 기획에 박차를 가했죠. 하하.”
 

[사진=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 포스터]


‘대장금’ 이후 13년 만에 이영애를 안방극장으로 끌어들인 송 대표는 평탄했던 사임당의 삶에서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확대, 1000년을 간다는 세계 최고의 종이 고려지를 개발하고 왕의 초상화를 그리는 어진화사가 된다는 허구를 더했다. 한국 미술사를 전공한 대학 강사 서지윤이 이탈리아에서 사임당의 일기를 발견했다는 설정을 추가해 현재와 조선 시대를 오간다. 이영애는 사임당과 서지윤을 모두 연기한다.

‘사임당, 빛의 일기’는 100% 사전 제작 드라마다. ‘태양의 후예’로 유명해진 사전 제작 시스템은 사실 송 대표가 2008년 방영된 ‘비천무’로 처음 시도했다. 이후 ‘탐나는도다’ ‘버디버디’로 끊임없이 사전 제작에 도전했고 번번이 실패했다. 성과는 ‘사임당, 빛의 일기’로 한 번에 거둬들였다. 드라마는 방영도 전에 350억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명색이 CEO인데도 어쩜 그렇게 실패를 두려워하는 법이 없느냐”고 묻자 송 대표는 “사람들이 드라마 제작사 대표라고 하면 돈과 작품성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할 것이라고들 생각하는데 나는 아니다. 나는 언제나 작품성을 우선시한다. 쪽대본, 생방송 촬영에 작품성이 위협받는 현실에 사전 제작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룹 에이트 송병준 대표 인터뷰[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제작비 200억이 넘는 ‘사임당, 빛의 일기’가 곧 방영 예정이라 이 드라마에 대해 오래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그룹에이트의 필모그래피는 ‘사임당, 빛의 일기’ 만큼 빛나는 작품으로 가득하다. 장나라를 국민 배우 반열에 올린 ‘명랑소녀 성공기’(2002)를 시작으로, 12년이 지나도록 임수정·소지섭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미안하다, 사랑한다’(2004), 주지훈 데뷔작 ‘궁’(2006), 이민호를 한류 스타로 만든 ‘꽃보다 남자’(2009)까지 대표작만 꼽는대도 손가락 열 개가 부족할 정도다.

“그룹에이트의 성장에 가장 중요했던 작품이 뭐였냐고요? 우리에게 중요한 건 항상 다음 작품이죠.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다음 스텝을 내딛는 것이 지금까지 온 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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