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중국에서 일본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일본 직구'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산층의 성장과 함께 수입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질좋은 일본제 상품들은 중국에서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최근 중국인들은 일본으로 여행을 가서 ‘바쿠가이(爆買い)', 즉 폭탄쇼핑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물건을 사는 것으로 유명했다. 중국 여행객들은 일본에서 전자제품에서부터 명품, 화장품까지 다양한 물건을 사들였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500만 중국인은 무려 1조 4000억엔(한화 약 10조 5170억원)을 썼다. 이는 1년전인 2014년에 비해 무려 154%가 늘어난 것이라고 일본 관광청을 인용해 블룸버그 비즈니스는 밝혔다.
블룸버그 비즈니스는 최근 중국에서 떠오르고 있는 쇼핑몰 어플리케이션인 완도우(WANDOU)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구매한 물건이 300위안 (약 5만원)이상이면 배송비마저 무료인 이 쇼핑몰에서는 주로 일본에서 직수입하는 물건을 판다. 일부 일본 업체들은 완도우에만 상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완도우에서 살 수 있는 물건의 종류는 생리대, 치약, 과자 등을 비롯해 3000개가 넘으며, 소비자로부터 주문을 받은 것은 회사 자체 물류창고에 적재된다. 때문에 완도우를 통해 중국 소비자들은 직접 일본을 가지 않고서도 일본제 상품들을 맘껏 쇼핑할 수 있게됐다. 이 앱은 지난 6월 중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가 된 앱 중 하나로 꼽혔다.
일본 경제무역성은 중국인들의 일본 상품 구매와 관련된 전자상거래 시장규모가 2019년에는 무려 2조 3400엔(한화 약 20조 5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5년 이 시장의 규모는 7960억엔(한화 약 8조 6200억)이었다.
최근 중국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늘고 국제적인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중국 거대 도시에 사는 교육수준이 높고 취향이 까다로운 소비자들이 수입물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날을 인용해 블룸버그 비즈니스는 보도했다.
지난 1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유로모니터는 “이때문에 2015년 국가간 전자상거래 규모는 급성장했으며, 기업들간의 협조도 많아졌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알리바바의 티몰을 통해서 면세점 체인 라오스(Laox)가 유니클로, 시세이도, 코세 등을 판매하고 있는 것을 예로 들었다.
일본의 노무라 리서치의 아휴시 오카무라 연구원은 일본 기업들이 점차 늘어나는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카무라 연구원은 “일본 회사들은 중국에 직접 물건을 파는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그는 또 “(일본의 기업들이) 만약 별다른 전략없이 일본을 찾아오는 관광객 수요에만 기댄다면 이런 거대한 시장개척의 기회는 그냥 지나가 버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거대 온라인 유통기업들은 이미 전자상거래 방면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아마존의 일본 대표인 제스퍼 청은 지난달 27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아마존 일본은 최근 웹페이지에 중국어를 추가했으며, 중국으로 가는 배송비를 낮추고, 위안화 결제가 가능케 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