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고발한 ‘가습기살균제 허위광고’ 4년 만에 검찰 기소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가습기살균제를 안전하다고 광고한 혐의로 고발한 옥시 관계자들이 4년 만에 재판에 회부됐다.

25일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위 3소회의는 지난 5∼6월 검찰 고발요청을 받고 존 리 전 대표 등 옥시 관계자 3명과 홈플러스 관계자 2명을 상대로 고발 여부를 심의한 의결서 4건을 최근 공개했다.

의결서에는 해당 옥시 관계자들은 가습기살균제 위해성을 보고받고서도 제품 콘셉트가 달라진다는 이유로 ‘아이에게도 안심’이란 문구를 그대로 사용했다.

또 홈플러스 관계자들은 가습기살균제 안전성 여부를 검증하지 않고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문구를 제품에 넣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기사

• '가습기살균제' SK케미칼·애경 전 대표 2심 유죄…"업무상 과실 인정"
• '가습기살균제' SK케미칼·애경 전 대표 2심서 유죄

공정위는 검찰이 전한 이 같은 내용 혐의 사실을 확인한 뒤 이들을 모두 고발조치했고, 검찰은 지난 14일 이들을 모두 재판에 넘겼다. 검찰이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한 것은 이들을 표시·광고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재판에 회부하기 위해서다.

표시광고법 위반 사건은 공정위가 전속 고발권을 갖고 있어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 검찰 기소가 가능하다. 공정위는 이미 2012년 8월 옥시 표시광고법 위반 행위를 확인하고 검찰에 옥시를 고발한 바 있다.

공정위는 2012년 당시 옥시가 가습기살균제 생산에 사용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유해성을 알고도 제품 용기에 안전하다고 표시한 사실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사망사건 관련 검찰 수사가 길어지면서 공정위 고발 조사도 조기에 마무리되지 못했고, 검찰은 최근에서야 공정위에 추가 고발을 요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망사건 규명을 위해 대규모 인명 피해에 대한 수사가 필요했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며 “사망사건 조사가 더 시급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사를 먼저하고 표시광고법 조사가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