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러시아가 서방 국가의 대규모 경제 제재에 이어 스포츠 외교에도 장벽을 만났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금지 약물 복용(도핑) 관련, 러시아 선수단에 대한 단체 출전 금지 방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IOC는 이날 긴급이사회를 열고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보고서 내용에 대한 대응 반응을 논의했다. 최악의 경우 오는 8월 열리는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단의 출전을 금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IOC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결정을 참고해 단체 출전 금지 여부,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선수의 권리 확보 등을 두고 논의를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또 러시아에서 스포츠 행사나 회의를 개최하지 않는 방안, 러시아가 개최하는 스포츠 행사나 회의를 후원하지 않는 방안 등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러시아 정부에서는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NHK 등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국가 기관을 언급한 WADA 보고서에 대한 자체 조사를 조사를 벌이겠다"며 "법적 관점에서 검토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사실 관계를 더 조사하겠다"고 호소했다.
서방 국가의 경제 제재에 이어 스포츠 외교에도 빨간불이 켜지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앞서 유럽연합(EU)은 러시아가 '민스크 평화협정'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경제 제재 기한을 내년 1월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당초 경제 제재는 오는 7월 말 만료될 예정이었다.
러시아에 대한 EU의 제재 연장 조치는 28~29일 양일간 개최되는 EU 정상회의 이후 확정, 발표된다. EU는 지난 2014년 말레이시아 국적 항공기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미사일에 피격돼 탑승자 298명 전원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의 금융·방위·에너지 산업 등에 대한 유럽 내 활동을 제한하는 제재를 단행했다. 이후 6개월마다 제재를 연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