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민정수석, "내가 하지 않은 일에 책임지는 건 안 맞다" 사퇴론 일축

2016-07-20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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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전혀 사실이 아니다…검찰서 오라면 간다"

김정주, 정운호, 이민희 모두 모르는 사람

"처가 강남역 땅, 사겠다는 사람 많았는데 왜 사달라고 하나"

"고통스럽고 정상 업무 못봐·· 일일이 대응안하겠다. 협조해달라"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한 우병우 민정수석(왼쪽에서 두번째)이 박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주경제 주진 기자 =각종 의혹에 휩싸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은 20일 처가의 강남 땅 매매 과정 의혹 등에 대한 정치권의 사퇴요구와 관련, "정무적으로 책임지라고 했는데 그럴 생각이 없다"며 "모두 내가 모르는 사람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이고, 이런 문제를 갖고 그때마다 공직자가 관둬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 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회장,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법조브로커 이민희씨에 대해 "3명 다 모르는 사람들이다. 내가 하지 않은 일에 대해 상식적으로 그런 것(정무적 책임)은 안 맞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수석은 검찰 출석 문제와 관련, "오라면 간다"며 "부르면 가야지만, (가서 답할 것은) '모른다. 아니다'밖에 없다"며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거듭 부인했다.

우 수석은 진경준 검사장의 승진 당시 인사검증에 허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청와대에 차명재산, 차명계좌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법적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우 수석은 "오늘 보도를 보면 이제 제가 한 일을 넘어 가정사라든지 심지어 아들 문제까지 거론되는 것을 보고 개인적으로 매우 고통스럽다"며 "이제 제가 기자 여러분을 직접 만나 제기된 의혹에 해명할 것은 하고 제 심경도 직접 말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왔다"고 기자 간담회를 가진 배경을 밝혔다.

이어 "저는 그동안 공직자로서 국민과 대통령님을 위해 성실히 최선을 다해 일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 만으로 모든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일을 계기로 알게 됐다"며 각종 의혹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그래픽= 아주경제]



우 수석은 우선 처가의 강남 땅 의혹 보도에 대해 "그 땅에 대해 김정주 회장한테 사달라고 한 적 없다"며 "진경준을 통했다는 아예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우 수석은 "(의혹의) 핵심은 제가 땅을 사달라고 했느냐 안 했냐이고 그게 인정 안 되면 그 뒷부분은 부동산 거래와 관련해 일어난 여러 일에 불과한 것"이라며 "진경준을 통해 김 회장한테 부탁한 적도 없고, 다리를 놔줬다는 것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우 수석은 “기업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매입에 관심을 보였고 결국 문제는 가격인데, 부동산 중개업자를 통해 거래했다”면서 "강남역 땅은 대체불가능한 땅이다. 그 크기에, 그 위치에 (권리관계가) 깨끗하고 심플한 부동산이 어디 흔하나”고 반문하며 당시가 부동산 침체기여서 매수자를 찾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우 수석 처가와 넥슨이 서류 상에 부동산 중개업자를 빼고 ‘당사자간 거래’로 처리한 데 대해서는 “파는 사람은 돈 받고 서류 주면 끝”이라면서 “그 뒤에 넥슨이 어떻게 등기를 했든 파는 쪽은 상관할 바도 아니고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우 수석은 “이를 전제로 다운계약이 아니냐고 하는데 처가가 상속세를 내기 위해 부동산을 판 것이고, 양도소득세까지 냈다”면서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땅을 팔았는데 세금을 줄이려고 다운계약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의혹의 대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남 땅 계약서 작성 당일 본인이 직접 매매현장에 참석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선 "사실"이라고 인정한 뒤 "계약하는 날 장모님이 와달라고 했다. 장인어른이 돌아가시고 나서 살림하던 분이 이 큰 거래를 하는데 불안하다고 와달라고 해서 갔다"고 말했다.

이어 "주로 한 일은 장모님 위로해 드리는 것이었다"며 "장모 입장에서는 장인이 열심히 일해 번 땅인데 본인이 지키지 못하고 판다는 부분에 대해서 되게 좀 많이 우셨다. 그것을 제가 위로해드렸다. 그것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우 수석은 '정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몰래 변론했다'는 의혹 보도와 관련, "정운호와 이민희를 모른다. 만난 적이 없다. 사람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수임했다는게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우 수석은 "모든 사건에 선임계를 냈고 다 신고했다. 전화변론 같은 것도 안했다"며 "어떤 신문은 저한테 문자를 보내 '기사를 써놨다, 그러니 억울하면 우리 신문사에 선임계를 제출해라'고 문자를 보낸 경우도 있었다"고 소개한뒤 "기사를 다 썼으니 빼고 싶으면 서류를 제출하라는 것인데 저는 모멸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우 수석은 아들의 의무경찰 보직 변경 의혹 보도에 대해선 "가장으로서 가슴 아픈 부분"이라며 "유학간 아들이 들어와 군대 가라고 해서 군대간 것이고, 병역의무 이행 중인데 병역을 기피했는가"라고 반문한 뒤 "아들 상사를 본 적도, 만난 적도, 전화한 적도 없다"며 "부탁이고 뭐고 간에 그 사람을 모른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재향경우회, 어버이연합으로 이어지는 자금 지원의 배후에 우 수석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골프장(기흥컨트리클럽) 지분을 반은 처가가 갖고 있고, 나머지는 재향경우회가 갖고 있어서 배당금이 경우회로 갔다"며 "(재향경우회가) 어버인연합을 지원했다고 하는데 거꾸로 쭉 따라 오면 결국은 저하고 관련이 있다고, 그러니 제가 배후라는 논리 아니냐"고 했다.

우 수석은 "마지막으로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가 없다"며 "중요한 업무가 대통령을 보좌하는 역할이니 맨날 (해명) 보도자료 쓰는 것은 소모적이다. 앞으로는 제가 좀 정상적으로 대통령을 보좌하고 기본적인 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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