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송일국 “다음 목표작은 뮤지컬 ‘맘마미아’”

2016-07-2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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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는 어렸을 때부터의 꿈

첫 뮤지컬 도전에 걱정 많았지만 지금은 많이 나아져

배우 송일국은 "어렸을 적부터 뮤지컬 배우를 해보는 것이 꿈이었다"며 첫 뮤지컬 도전에 대한 설렘과 긴장감을 나타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배우 송일국이 ‘브로드웨이 42번가’로 첫 뮤지컬 도전에 나섰다. 그동안 드라마와 영화에서만 활동해 온 그에게 뮤지컬 출연은 낯설지만 설레는 경험이다. 어렸을 때부터 되고 싶었던 뮤지컬 배우는 그의 오랜 꿈이기도 하다.

송일국은 지난 13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기자와 만나 “뮤지컬 배우는 진정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연기는 물론이고 춤과 노래를 다 할 수 있어야 한다. 어렸을 때의 꿈을 이룬 것 같아 기쁘다.”고 말문을 열었다.

처음 송일국에게 ‘브로드웨이 42번가’ 출연 제안이 왔을 때 소속사의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최근 종영한 KBS 드라마 ‘장영실’을 성공적으로 마쳤을 뿐 아니라 춤과 노래가 필수인 뮤지컬 공연은 송일국에게 맞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송일국은 “소속사 대표님이 특히 반대를 많이 하셨다. 그렇지만 내가 맡은 역할이 줄리안 마쉬였다는 것과 춤과 노래가 적다는 부분을 어필해 설득을 잘 했다.”고 말했다.

송일국의 ‘브로드웨이 42번가’ 출연에는 뮤지컬 배우 최정원의 역할이 컸다. 최정원은 과거 송일국이 출연했던 연극 ‘나는 너다’를 보고 캐스팅을 마음먹었다고 한다.

송일국은 “최정원 선배가 나를 추천해줬는데 적어도 누(累)가 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첫 연습 후 최정원 선배의 표정이 많이 안 좋더라. 내가 생각보다 못해서 실망을 많이 하신 것 같았다.”고 웃었다.

그는 이어 “선배가 조언을 엄청나게 많이 해주신다. 노래 잘하는 분들의 특징이 있는데, 무조건 ‘그냥 편하게 대사하듯이 하면 돼’라고들 많이 말한다. 하지만 그게 내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송일국이 특히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발성이다. 사극을 오래 하다 보니 톤 자체가 낮고 대사를 뒤로 먹는 발성이다. 그 반면 뮤지컬에 필요한 발성은 높은 톤에 앞으로 나가는 발성이다 보니 송일국의 발성과 정반대다.

송일국은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뮤지컬 배우 남경주를 롤 모델로 삼았다. 과거 남경주가 출연했던 ‘브로드웨이 42번가’를 백 번 넘게 봤을 정도로 남경주의 손동작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송일국은 “과거 남경주 선배가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했던 연기를 반만 따라가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첫 공연 때 남경주 선배가 오셨는데 내가 본인과 다른 방식으로 역할을 해석한 것같다고 했다더라. 남경주 선배를 따라 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당황스러웠다.”고 고백했다.

 

배우 송일국은 지난달 23일 개막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줄리안 마쉬 역을 맡았다. 마쉬는 카리스마 넘치고 진지함과 강인함을 갖춘 캐릭터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공연 전부터 송일국은 걱정이 많았다. 지난달 1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도 그는 뮤지컬 배우란 꿈을 이뤄서 좋지만 춤과 노래 실력이 부족해 걱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지만 공연이 시작되면 관객들이 만족할만한 무대를 펼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그는 “연습 때만 하더라도 내가 과연 무대에 오를 수 있을까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무대에 서 있더라.”며 “아직 노래는 크게 부족하지만 계속 노력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한 회 한 회 지날수록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가 노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많지 않다. 후배들이 열심히 잘 해줘서 잘 묻어가고 있다.”며 쑥스러워하기도 했다.

송일국이 이번 공연에서 맡은 마쉬는 카리스마 넘치고 완벽을 추구하는 연출가다. 마쉬 역에는 송일국과 함께 배우 이종혁이 캐스팅됐다. 송일국은 마쉬의 진지하고 강인한 면모를, 이종혁은 마쉬의 유머 넘치는 반전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다.

송일국은 “더블 캐스팅(하나의 배역에 두 명의 배우가 출연하는 것)이 처음이지만 부담은 없다. 이종혁이 동기 부여가 된다.”면서 “어머니가 이종혁의 공연을 보셨다. 노련하다고 하시더라. 보고 많이 배우란 말씀도 하셨다.”고 했다.

송일국은 마쉬 역에 몰입하기 위해 원로 연극배우이자 연출가인 윤석화를 항상 떠올린다고 한다. 현재 연극 ‘햄릿’에 출연 중인 윤석화는 연극배우로서는 우리나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천재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송일국은 “전에 출연했던 연극 ‘나는 너다’를 윤석화 대표님이 연출하셨는데, 그 분이 줄리안 마쉬였다. 공연 예술 쪽에서는 천재인 것같다.”면서 “열정도 대단하시다. 본인이 연출한 무대는 거의 안 빼놓고 항상 객석에 앉아 관람하고 조언을 해주더라”고 극찬했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지난달 23일 개막해 한창 공연 중이다. 이미 첫 공연을 마친 송일국에 대한 주변 지인들의 반응은 어떨까.

송일국은 “아내가 내 첫 공연을 봤다. 워낙 나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던 사람이라 걱정했던 것보다는 잘했다고 하더라.”면서 “아내가 내게 키스 장면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공연을 보다가 갑자기 키스 장면을 보고는 많이 놀라더라”고 말했다.

이제 첫 작품이지만 송일국에게는 벌써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과거 최정원이 출연했던 뮤지컬 ‘맘마미아’를 보고 출연에 대한 욕심이 생긴 것이다. 맡고 싶은 역할 또한 구체적이다.

송일국은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남경주 선배가 연기했던 샘 카마이클 역을 해보고 싶다. 아직 노래가 쉽지 않지만 1년 넘게 노력하다 보면 남경주 선배만큼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30대에는 꿈과 희망을, 30대 이전 세대에는 추억과 낭만을 선사할 것입니다. 두 시간 반동안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많이 오셔서 신나게 즐기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뮤지컬 배우' 송일국의 바람이다.  



 

지난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CJ라운지에서 인터뷰에 응한 배우 송일국.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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