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후회를 계기로 만들게 되었다는 영화 ‘걸어도 걸어도’(수입 배급 영화사 진진)는 15년 전 죽은 장남의 제삿날에 모인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다루고 있지만 감독 특유의 아름다운 영상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다.
영화 속 요코야마 가의 장남인 준페이는 바다에 빠진 소년 요시오를 구하다 본인이 죽음을 맞게 되고 이후 가족들은 준페이를 가슴에 묻고 각자의 일상을 살아간다. 그리고 매년 그랬듯이 그 해 여름, 준페이의 기일에 부모님과 형제들이 모이고 가족들은 아무렇지 않게 떠나간 준페이와 관련된 추억을 얘기한다. ‘걸어도 걸어도’는 평소 내비치지 않았던 속마음들을 드러내면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공감 있게 다루고 있는 수작이다.
영화는 2008년 당시 토론토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산세바스티안영화제, 바르샤바영화제, 런던영화제, 테살로니키영화제 등 전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었고, 아르헨티나의 마르 델 플라타 영화제에서 비평가상과 최고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또한, 자국내에서는 니칸 스포츠 필름 어워드와 호치 필름 어워드의 여우조연상 수상을 시작으로 2009년 키네마 준보 여우조연상, 마이니치 필름 어워드 남우 주연상, 블루 리본 어워드 여우조연상과 최우수 감독상까지 일본 내 주요 영화제의 6관왕을 휩쓸었고, 2010년 홍콩에서 열린 아시안 필름 어워드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하며 명실공히 감독 최고의 영화로 화제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