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검찰이 국민의당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수수 의혹에 연루된 박선숙 의원과 김수민 의원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12일 기각됐다.
서울서부지법 조미옥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두 의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12일 오전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기각했다.
조 부장판사는 김 의원에 대해선 "주거가 일정하며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인정되지 않으며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또 "박 의원 역시 증거인멸, 도주 우려 등 현 단계에서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사유를 밝혔다.
두 의원은 기존 검찰 조사와 법원 영장심사에서 자신들에게 제기된 핵심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에 대해선 좀 더 까다로운 이유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수사 상황상 현 단계에서 박 의원을 구속해야 할 사유나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박 의원의 혐의가 성립하는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미 구속된 왕주현 전 사무부총장 및 국민의당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보강 조사를 통해 두 의원의 혐의를 보다 충분히 소명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앞서 검찰은 8일 왕주현 전 부총장과 공모해 20대 총선을 앞두고 홍보업체 브랜드호텔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선거운동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선거공보물 인쇄업체 비컴과 TV광고 대행업체 세미콜론에 광고계약 관련 리베이트 2억1620여만원을 요구, TF에 이를 지급하게 한 혐의(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위반)로 박 의원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의원은 TF 선거 홍보활동 대가로 자신이 대표로 있던 브랜드호텔 계좌를 통해 1억여원의 리베이트를 받아 챙기고 박 의원과 왕 부총장의 정치자금 수수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박 의원은 "앞으로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고서 검찰청사를 빠져나갔다.
김 의원은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고 말한 뒤 귀가했다.
지난달 28일 리베이트 수수 과정 전반을 주도한 혐의로 왕 전 부총장을 구속한 검찰은 선거 당시 당 사무총장이자 회계책임자였던 박 의원과 김 의원의 가담 수위를 규명하는 데에 수사력을 모아왔다.
검찰 관계자는 "영장 재청구 여부는 기각 사유에 대해 분석, 검토한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