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롯데그룹에 관한 검찰의 수사가 중반으로 향하면서 그룹 경영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최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검찰로부터 출국금지 조치까지 당하자 소환시기가 임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검찰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영자 이사장의 구속과 함께 그룹 수뇌부의 소환일정이 속속 잡히면서 조만간 신 회장의 출석까지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롯데그룹의 큰 기둥 중 하나인 롯데케미칼에 관한 수사도 급물살을 탔다. 케미칼은 신 회장의 과거 행보와 연결고리가 많아 진행과정상 큰 파장이 예고된다. 검찰은 롯데케미칼이 정부를 속여 세금 270억여원을 부당하게 환급받은 사실을 파악하고, 8일 롯데케미칼 재무이사였던 김모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이 지난달 10일 롯데그룹을 압수수색한 이후 관련 사안에 관해 그룹 관계자가 재판에 넘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 인해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과 신 회장의 검찰 소환 가능성도 높아졌다.
아울러 롯데그룹 내에서는 책임공방에 관한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경영권 분쟁에서 밀리게 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러한 상황을 기회로 삼아 여론전을 가열시키는 모습이다.
신동주 전 회장이 대표로 있는 SDJ코퍼레이션의 한 관계자는 지금의 사태가 신동빈 회장의 경영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신 총괄회장이 기업을 경영하던 당시는 불법행위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그는 이번 롯데사태의 원흉으로 이인원 부회장을 지목하며 이 부회장이 신 회장 측에 서면서 상황이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만약 신 회장의 구체적인 혐의가 특정돼 검찰 소환이 이뤄진다면 신 전 부회장의 공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조사로 발이 묶인 신 회장이 9월로 예정된 롯데홀딩스 주총에 출석하지 못한다면 신 전 부회장 측은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기대도 걸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서로의 책임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