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의 제왕' 벌마의꿈...데뷔 4년 만에 그레이드급 메이저 대회 첫 우승

2016-07-0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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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근 기수와 벌마의 꿈.[사진=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아주경제 이채열 기자 =상반기 그랑프리로 평가받는 제12회 부산광역시장배에서 ‘벌마의꿈’이 극적인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 우승을 기록하며 ’메이저 무관‘의 한을 풀었다.

‘벌마의꿈(부경, 6세 수말, 이종훈 마주)’은 지난 3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1,800m로 펼쳐진 부산광역시장배에서 경주 초반부터 폭발적인 스피드로 경주로를 장악하며 5마신(10m) 차의 대승을 기록했다.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 우승이란 출발게이트부터 선두를 내주지 않은 채 1위를 차지하는 것을 뜻한다.
우승을 차지한 ‘벌마의꿈’의 경기력은 거침이 없었다. 초반 ‘벌마의꿈’은 순조롭게 선두에 안착했고,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감동의바다’, ‘트리플나인’, ‘클린업조이’ 등은 중위권에서 기회를 엿봤다. 하지만, ‘벌마의꿈’은 경주 막판 승부를 결정짓는 기존의 스타일을 버리고 특유의 스피드를 마음껏 과시하면서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용근 기수는 큰 대회의 중압감과 높은 부담중량에도 피로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듯 채찍 한 번 대지 않고 대승을 이끌었다. 이번 우승으로 ‘벌마의꿈’은 코리아컵(GⅠ) 출전권과 함께 우승상금 2억 8천 500만 원을 거머쥐었다.

여기에 ‘벌마의꿈’은 이번 대회에서 신기록 잔치를 벌였다. ‘벌마의꿈’은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을 현역 경주마 최다 우승 신기록으로 달성하며 의미를 더했다. 이전 현역 최다승 경주마는 ‘감동의바다’와 ‘벌마의꿈’이 공동으로 기록한 15승이었다.

‘벌마의꿈’은 거리별 최고 기록도 갈아치웠다. ‘벌마의꿈’이 부산광역시장배에서 작성한 기록은 1분 51초다. 기존 국내 1800m 최고 기록은 부경의 ‘돌아온현표’(2016.3.6.)와 ‘미즈마고’(2016.3.6.)의 1분51초9와 서울의 ‘파워블레이드’(2016.5.15.)가 2016년 코리안더비에서 작성한 1분52초1이었다. ‘벌마의꿈’은 역대 1,800m 최고 기록을 1초 가까이 앞당겨 역사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남겼다.

하지만, 벌마의꿈’은 2013년 데뷔 이후 4년간 ‘무관의 제왕’이었다. 한국경마 최고 레이팅(능력지수) 120점을 보유한 ‘벌마의꿈’은 2013년 부산광역시장배 2위와 2013 그랑프리 13위, 2014 그랑프리 3위, 2015년 부산광역시장배 11위 등 그레이드급 메이저 대회에 4차례나 이름을 올렸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특히, 2013년 부산광역시장배에서 ‘터프윈’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며 3세마 중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벌마의꿈’은 그 여세를 몰아 2013년 그랑프리에도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우측다리 인대염으로 인해 13위의 참담한 성적을 거뒀다. 이후 부상악화와 거리 조절 실패로 인해 기세가 꺾인 것은 물론, 60kg에 육박하는 무거운 부담중량으로 메이저 대회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 ‘새가슴’이라는 조롱을 받아야 했다.

온갖 어려움을 딛고 일궈낸 메이저 우승 때문인지 평소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백광열 조교사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백광열 조교사는 “오늘처럼 기쁜 날이 올 줄 몰랐다”며 “고질적인 우측다리 인대염으로 고생하고, 최근에는 다리에 골편제거수술까지 받으면서도 큰 대회에서 우승해준 벌마의꿈이 자랑스럽다. 그동안 여러 차례 메이저 우승 기회를 놓쳤다. 출전한 말들이 대단해 쉽게 이기기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힘든 훈련을 이겨낸 ‘벌마의꿈’과 마방 관리자들이 대견하다. 9월 코리아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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