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최근 조선업계의 구조조정과 하반기 임단협을 놓고, 제조업계 전반에 파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어려운 대외적인 경제상황에서 노조파업이 하반기 한국경제의 커다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같이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약화된 상황에서 파업은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특히 올해 경제성장의 골든타임으로 꼽히는 시기를 맞았지만, 노동계는 줄줄이 하반기 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다.
7일부터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의 전면 파업을 필두로,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도 조합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파업을 결정한 상황이다.
현대차노조도 지난 5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했다. 11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쟁의발생 결의와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는 13일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측면에서 국내 기업이 극도로 어려워진 경제여건하에서 경영을 정상화시키고, 장기적으로 무한경쟁의 세계질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해 경영 전반에 걸쳐 신뢰에 기초한 협력적 노사관계를 절실히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노사협력으로 회생한 기업들 다수
파업으로 위기를 맞은 국내 조선업과 달리 해외에서는 노사협력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기업들이 많다.
지난 2009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원유값 폭등과 과도한 사세 확장으로 파산을 맞았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GM의 회생을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러나 GM은 4년만인 2013년 말 법정 관리를 졸업하고 다시 글로벌 브랜드로 돌아왔다. 이는 노조가 급여 삭감, 생계비 보조 중단 등의 조치를 받아들인 덕분이었다.
독일 폭스바겐도 경기침체와 일본차의 성장으로 1993년 19억4000만 마르크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돈으로 약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였다.
회사가 경영난에 빠지자 노조는 임금 보전 없는 근로시간 단축에 합의하며 비용 절감에 동참했다. 임금도 3년간 동결했다. 이에 사측은 10만명이 넘는 근로자의 고용 보장을 약속했다.
이 같은 조치로 폭스바겐은 1년간 16억 마르크(약 1조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영업이익률은 1993년 –8.7%에서 1998년 1.7%로 돌아섰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프랑스 푸조·시트로앵(PSA)은 노조 강경한 주장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은 바 있다. 결국 임금인상 등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노조는 1만1200명 감원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경제전문가들 “협력적 노사관계 필요 절실"
김영수 산업연구원(KIET) 지역발전연구센터 소장은 신일본제철이 경영난을 노사협력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했다고 강조했디.
김 소장은 “신일본제철이 고용유지를 기본으로 노사간 타협을 통해 기존 제조업 기반을 보존하면서 지방정부 등 지역사회와 협력을 했다”며 “이를 통해 공장·사택 등 회사 유휴지를 활용해 도시개발사업에 진출하는 방법으로 지역경제 재구조화를 이뤄냈다”고 조언했다.
경제 성장세가 약화된 상황에서 파업은 경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오정근 건국대 교수는 “지금 경제상황에서 파업을 하게되면 다시 위기가 올 수 있다”며 “구조조정은 기업 회생과 경제 회복을 위해서 필요한 것으로 이를 반대하는 것은 경제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 내년에는 대선 정국으로 돌입하기 때문에 올해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더욱 힘들어 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