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봉이 김선달’은 임금도 속여먹고, 주인 없는 대동강도 팔아 치운 전설의 사기꾼 김선달의 통쾌한 사기극으로 유승호는 천재 사기꾼 김선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첫 코미디 작품이라 부담도 많고 걱정도 많았어요. 하지만 막상 촬영에 임하니 그 분위기나 몰입에 있어서 색다른 재미가 있더라고요. 스태프들이 제 연기에 웃어주고, 관객들이 (의도한 부분에서) 웃음이 터지면 힘을 얻는 기분이었어요.”
첫 코미디 영화에서 애드리브의 달인 라미란·고창석을 만나게 되다니. 어쩌면 이는 행운일 수도, 불행일 수도 있었다. 코미디 연기의 대가들과 호흡 내지는 경쟁을 벌인다니.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노릇이었으니까. 하지만 유승호는 자연스럽게 고창석·라미란에 스며들었고 점차 “선배들을 웃기고 싶다는 경쟁심리”까지 느끼게 되었다. 현장은 애드리브의 꽃이 피었고 “스태프들이 웃음을 참는 걸 보면 저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고 더, 더,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여장하는 장면도 마찬가지예요. 원래 처음에는 여장이 이렇게 비중이 크지 않았거든요. 아주 짧은 장면이었어요. 대사도 없고. 그런데 감독님께 ‘여장은 꼭 해보고 싶었다. 제가 해보겠다’고 말했는데 대본이 수정되면서 비중이 커졌더라고요. 대사도 생기고. 하하하. 어릴 때부터 예쁘다는 얘길 많이 들어서 막연히 ‘난 여장하면 예쁠 거야’하고 생각했었는데…. 하지만 막상 해보니 제가 남성미가 넘치더라고요. 그리 예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는 가장 웃긴 장면을 두고 “주모를 유혹하는 장면”을 꼽았다. 이 장면은 견이(시우민 분), 보원(고창석 분)과 함께 담파고 탈취라는 새로운 사기 판을 벌이는 신으로 사기 행각 중 일부에 속한다. 김선달은 성대련(조재현 분)의 부하이자 담파고 창고를 관리하는 이를 주막에 묶어두기 위해 주모를 유혹하고 그의 빼어난 꽃미모와 능청스러운 태도에 주모는 마음을 빼앗긴다.
이 장면은 김선달의 매력이 가장 도드라지는 신이기도 하다. 능청스럽고 유쾌한 김선달의 성격이 유승호의 눈빛, 몸짓에 의해 가장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저도 어이가 없어서 웃기더라고요. 하하하. 저건 뭐지? 저렇게 나올 줄은 몰랐어요. 그간 변장이나 여장 같은 것에 초점을 맞춰서 주모를 유혹하는 장면은 생각지 못했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그 장면이 터지더라고요.”
즐거웠던 현장만큼이나 유쾌하고 경쾌한 리듬을 가진 작품. 유승호의 능청 매력은 오늘(6일) 개봉한 영화 ‘봉이, 김선달’에서 확인할 수 있다.